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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바타가 당했다" 메타버스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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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정렬 디지털뉴스부장 겸 콘텐츠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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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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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열의 Echo]

#때는 지금으로부터 23년 후인 2045년. 거대기업이 장악한 도심에서 밀려난 가난한 사람들은 외곽 빈민지역에 층층이 쌓인 트레일러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 그들에게도 암울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탈출구가 존재한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상현실 게임 '오아시스'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가상현실 장비를 착용하고 오아시스에 빠져 시간을 보낸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2018년 발표한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은 미래 가상현실 메타버스 세계의 모습을 정말 현실처럼 보여준다. 영화는 웨이드 와츠라는 소년이 가상현실 속 친구들과 손잡고 악덕 거대기업 'IOI'에 맞서 오아시스 운영권과 지분을 가질 수 있는 '이스터에그'(게임 등에 숨겨놓은 개발자의 메시지)를 찾아나서는 모험담을 담았다.

포켓몬고, 인스타그램, 제페토, 줌 등을 통해 우리도 메타버스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오래다. 메타버스는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장밋빛 전망도 쏟아진다. 컨설팅기업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2016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AR(증강현실)·VR(가상현실)기기 출하량이 2025년 2576만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정보기술)기업들이 메타버스 패권경쟁에 속속 뛰어드는 이유다. 페이스북은 아예 사명을 메타로 바꿨다. 명품과 패션브랜드들은 이미 가상공간을 마케팅 경쟁의 주무대로 활용한다.

과연 영화 속 메타버스 세상과 머지않아 우리 앞에 펼쳐진 실제 미래 모습은 얼마나 닮았을까.

#무엇이든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메타버스 이슈는 성폭력이다. 메타버스가 급성장하면서 아바타에 대한 언어적 성희롱, 스토킹 등 성폭력도 덩달아 늘었다.

문제는 현재로선 메타버스에서 자신의 아바타가 다른 아바타에게 성폭력을 당해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제도가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그 피해자들이 대부분 메타버스 주이용자인 10대 아동·청소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AR·VR기술과 장비가 발전할수록 메타버스가 이용자들에게 주는 실재감은 높아지고 성폭력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성폭력을 더는 '장난'으로 치부하며 방치할 단계를 넘어섰고 사회적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 등은 지난 5월 가상세계에서 성적 행위를 한 사람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하는 법을 발의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메타버스 등 디지털플랫폼에서 아바타와 캐릭터라도 상대방에게 성적 언동을 한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내용 등을 담은 '디지털성범죄 대응 4법'을 대표 발의했다.

다시 영화 '레디플레이원'으로 돌아가 보자. 영화 말미, 마침내 오아시스의 운영권을 갖게 된 웨이드와 친구들은 몇 가지 새로운 운영규칙을 만든다. 그중 하나는 바로 화요일과 목요일에 오아시스를 닫는다는 것이다. 현실이 있어야 가상현실 메타버스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 법과 제도가 기술발전의 속도를 따라갈 순 없다. 메타버스 성폭력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제도 마련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웨이드와 친구들처럼 메타버스 공간을 스스로 건전하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역량과 책임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그들이 살아갈 새로운 삶의 영역인 메타버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하는데 필요한 것은 무상노트북 등 하드웨어가 아니라 체계적인 미디어리터러시나 디지털윤리교육 등 소프트웨어다.

"내 아바타가 당했다" 메타버스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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