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 왜 안할까요?' 오세훈에 일침 날린 오은영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가 지난 14일 서울시청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 28회 미래서울 아침특강' 강사로 참여했다./사진제공=서울시

"혼인율의 저하와 연관이 있는 주거와 일자리 제공,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다양한 관점에서 정책 시행이 필요합니다."

'초저출산 시대' 해결책을 찾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직원들을 만난 '국민 멘토'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의 해답은 명쾌했다. 그러면서 "단지 출산율을 높일까에 대한 고민은 협소한 의미의 정책에 그칠 수밖에 없으니 큰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5일 시에 따르면 오 박사의 이번 서울시 방문은 지난 14일 서울시청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8회 미래서울 아침특강'에 그가 강사로 나서면서 성사됐다. '미래서울 아침특강'은 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정 핵심가치와 미래도시 서울비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시작된 이후 한 달에 두 차례씩 열리고 있다.

오 박사는 이날 '육아가 행복한 매력 특별시 서울'을 주제로 저출산 시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정책 제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엔 오 시장을 포함해 본청 소속 3급 이상 실·본부·국장 및 사전 참석 희망 신청 직원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1시간여 동안 오 박사가 제시하는 초저출산 시대의 해법을 경청했다.

오 박사는 주로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고민보다는 넓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저출산 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15~49세 가임기 여성들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은 0.81명으로 전년(0.84명)보다 0.03명 더 떨어졌다. 간신히 0.8명에 턱걸이한 것으로 '인구절벽'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오 박사는 "결혼에 대한 지원, 일과 가족의 양립 지원, 남성의 보살핌 노동 참여도 확대 등 다양한 범위에서 정책이 다뤄져야 한다"면서 "출생률의 저하와 연관 있는 양육 두려움에 대한 홍보와 교육 육아에 대한 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가 지난 14일 서울시청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 28회 미래서울 아침특강' 강사로 참여했다./사진제공=서울시

강연을 들은 오 시장은 오 박사에게 민선 8기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가칭)'에 대해 지속적인 조언을 당부했다. 이 프로젝트는 오 시장이 2007년 실시한 '여성 행복 프로젝트'의 시즌2 성격으로 아이 양육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육아 걱정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정책이다.

시는 구체적으로 △임산부 교통비 70만원 지원 △'육아 조력자'에게 돌봄수당 제공안 검토 △서울형 어린이집·돌봄키움센터 확대 △서울형 키즈카페 확대 등을 통해 이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울러 시 내부에선 여성가족정책실의 역할이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7일 내놓은 조직개편안에서 여성가족정책실은 보육 및 돌봄의 공공 역할을 강화하고, 1인가구·외국인·다문화가구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지원을 총괄하는 부서로 기능을 전면 개편·강화하기로 한게 대표적이다.

특히 '양육행복추진반'을 신설해 아이와 양육자를 위한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에도 나선다. 서울형 키즈카페 확대를 위한 '키즈카페팀'도 아이돌봄담당관 내에 신설된다. 가족담당관이 담당하던 아동정책 수행은 신설 부서인 '아동담당관'에 맡긴다. 긴급보육, AI(인공지능) 활용 보육 등 새로운 보육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특화보육팀'도 새롭게 구성된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아이 키우는 부담을 줄고 '서울시가 알아서 키워준다'는 마음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업그레이드를 하겠다"면서 "부모들이 아이 낳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아이 키우는 양육자들이 조금이라도 아이를 편하게 키울 수 있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