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치료제부터 바이오까지…종근당 R&D 성과 나온다

종근당 (99,200원 ▼2,400 -2.36%)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이제 임상 성과를 낸다. 세계 첫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에 도전하는 신약이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하며 세계시장 규모가 4조원으로 추정된 황반변성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는 임상을 끝내고 상업화가 문턱이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종근당의 경상연구개발비는 전년 대비 9.8% 증가한 438억원 추정됐다.

R&D 투자 확대가 올해도 이어진 셈이다. 2019년 1375억원이던 종근당의 R&D 투자는 2020년 1495억원, 2021년 1628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종근당 관계자는 "신약 임상이 늘어나며 R&D 투자도 함께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R&D 투자의 지속적 증가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2분기 종근당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273억원이다. 전망치 수준의 실적이 실제로 나오게 되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약 19% 감소한다.

R&D 비용 확대로 당장 이익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업계에서는 이제 그동안의 투자 성과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개발이 임상 2상 진입을 눈앞에 뒀다. 종근당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임상 2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 사전 미팅을 가졌다. 미국 임상 2상 신청이 그만큼 임박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중 신청을 완료하고 이르면 연내 임상 2상 허가가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전체 인구의 2500명 당 한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유전질환이다. 온몸의 근육이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손·발에 변형이 생긴다. 마치 샴페인 병을 거꾸로 세운 것과 같은 기형을 유발한다. 제대로 걷지 못하고 다리를 끌거나 저는 증상도 유발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다. 따라서 2상에 진입해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할 경우 이를 발판으로 기술수출도 노릴 수 있게 된다.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기술수출과 함께 당장 받을 수 있는 계약금과 남은 개발 단계별로 받게되는 마일스톤(기술료) 등으로 전환할 계기가 마련될 수 있는 셈이다.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는 하반기 국내 허가가 예상된다. 루센티스는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치료제로 전세계 시장 규모가 약 4조원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할 경우 파고들 시장 규모가 막대한 셈이다. 종근당은 CKD-701 개발을 9년간 진행했다. 2012년 연구를 시작했고 2018년 임상 3상에 돌입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20여개 기관에서 연구를 이어갔다.

종근당은 우선 국내 허가를 통해 국내시장부터 공략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200억원 수준으로 환자수가 꾸준히 늘어난다. 루센티스 1병 가격은 80만원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책정이 가능한 바이오시밀러의 장점을 살리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CKD-701의 국내시장 안착 후 글로벌 시장 공략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선발주자들이 있는 상태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소세포폐암 항암이중항체 바이오신약 CKD-702도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라며 "향후 임상 성과에 따라 가치가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