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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리츠, 자금조달도 비상…"유상증자 안하면 오히려 악재"

머니투데이
  •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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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2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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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리츠(REITs, 부동산 투자 펀드)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자산 추가 편입을 통한 외형 확대나 이자 비용을 낮추기 위한 재무구조 재조정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리츠의 기초체력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글로벌리츠 (3,045원 ▼75 -2.40%)는 지난 11일 4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 최근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4600억원으로 미국 핵심 물류지역에 있는 물류센터 11곳은 인수할 계획이었다. 현재 11곳 중 8곳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지만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잔금 지불 시기도 불투명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유상증자를 연내 재추진 할 것"이라며 "물류센터 인수 계획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단기사채 등으로 급하게 자금을 조달해 잔금을 치를 수도 있지만 금리 인상기에 대출을 일으킨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유상증자 전까지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리츠의 비용 증가와 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그만큼 배당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배당이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리츠의 투자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리츠 시장에선 이처럼 투자심리 악화가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다시 추가적인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5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13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던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청약 당시 주가(4450원)보다 저렴한 4335원으로 청약을 진행했는데도 청약률이 85%에 그쳤다. 나머지 실권주는 지난 1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공모 청약을 통해 판매가 완료됐다.

앞서 올해 3월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던 신한알파리츠 (6,090원 ▲10 +0.16%)코람코에너지리츠 (5,580원 ▲60 +1.09%)의 청약률은 각각 120.6%, 143.5%로 초과 청약을 달성했다. 불과 몇 개월만에 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꺾이면서 유상증자 열기도 차갑게 식었다.

다음달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하는 SK리츠 (4,250원 ▲65 +1.55%)도 사정은 비슷하다. 예정 모집가격은 주당 5720원으로 20일 종가 5270원보다 비싸다. 통상 유상증자는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현재 가격보다 싸게 판매한다. 유상증자를 받자마자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보고 싶은 주주는 없기 때문이다.

증자 가격이 현 주가보다 높다면 대거 미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권주에 대해서는 일반 공모를 진행하는데 여기서도 미달이 발생하면 최종 실권주는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가 인수한다. SK리츠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을 맡았다.

증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모집가격을 더 낮춰야 하지만 그럴수록 조달 금액은 줄어든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경우 당초 주당 5400원씩 총 1716억원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모집가를 20% 하향한 4335원으로 결정했고 총 조달금액도 1377억원으로 줄었다.

리츠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디앤디플랫폼리츠 (3,040원 ▼20 -0.65%) 등 하반기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리츠들의 자금조달 계획도 일부 미뤄지거나 조정될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예상 리츠·인프라펀드 유상증자 규모는 2조원으로 지난해 총액(1조2000억원)의 약 2배 가량이다.

유상증자에 대한 안 좋은 인식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자본이 더 늘어나는 대신 주식수가 늘어나면서 주가가 희석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리츠는 다르다. 오히려 유상증자가 무산되거나 차질이 빚어지면 리츠의 기초체력은 더 악화할 수 있다. 리츠는 조달한 자금을 추가로 부동산 자산을 편입하는데 쓰거나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데 이용한다. 추가 자산 편입은 수익원 증가를 의미한다. 부채를 상환하면 이자 비용이 줄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츠의 유상증자는 일반 주식의 유상증자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글로벌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는 해외 부동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더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리츠가 인수하는 자산이 대부분 우량 자산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K리츠는 SK하이닉스가 임차한 분당 U타워를 인수하기 위해 이번 증자를 실시한다. 총 인수자금 5593억원 중 2375억원을 증자로 마련한다.

SK리츠 주관사 관계자는 "우량 임차인이 있고 임대수익률도 4%대로 예상된다"며 "실권주가 대거 발생해 주관사가 리츠 지분을 인수한다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이 큰 장세에서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츠의 투자매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리츠는 주가 차익보다는 인컴(고정 수입) 자산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현 시장에서 배당을 줄 수 있는 종목으로서 리츠의 메리트는 여전히 변함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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