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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야구괴물' 오타니 만든 기술…'20조원'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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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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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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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심박수부터 가속도까지…스포츠에 테크를 더하다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日 '야구괴물' 오타니 만든 기술…'20조원' 몰린다
일본의 '야구괴물' 오타니 쇼헤이의 활약이 매섭다. 세계 최고만 모인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투수+타자) 겸업 선수로 15경기 9승 4패, 86경기 19홈런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하다.

오타니의 활약상 만큼 최근 관심을 모은 게 있다. 바로 그가 오른손 팔꿈치에 착용한 검은색 밴드다. 야구 전문 웨어러블 업체 모투스가 개발한 '펄스 스로'(PULSE Throw)다. △길이 3.8㎝ △폭 2.5㎝ △높이 1㎝ △무게 6.9g의 작은 상자 모양의 펄스 스로는 팔꿈치에 걸리는 부하를 수치화해 측정하고 관리한다. 공을 던질 때 팔의 속도와 팔꿈치의 각도까지 세밀하게 측정한다.

펄스 스로의 가장 큰 목적은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이다. 팔꿈치에 걸리는 부하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훈련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투타 겸업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부상 위험이 큰 데다 2018년 오른쪽 팔꿈치 수술 경험이 있는 오타니가 부활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선발 투수 오타니 쇼헤이 /사진=뉴시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선발 투수 오타니 쇼헤이 /사진=뉴시스


운동선수 일거수일투족 추적하는 EPTS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오타니 사례와 같이 웨어러블 장비를 이용해 선수들의 몸 상태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을 통틀어 EPTS(전자 퍼포먼스 트레킹 시스템)라고 한다.

EPTS는 스포츠테크 시장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역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18년 25억달러(약 3조2740억원)였던 EPTS 시장은 지난해 82억달러로 3배 넘게 성장했다. 5년 뒤인 2026년에는 16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EPTS는 기존에 선수 개개인의 감각에 의존하던 피로도를 수치화, 계량화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선수의 부상 정도와 컨디션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경기력 향상에 이용할 수 있다.

2000년대 중반 등장한 EPTS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영상을 이용한 방식과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선수 데이터를 모은다는 건 같지만, 수집하는 방식이나 목적은 조금씩 다르다. 영상 EPTS는 관찰자 시점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경기장에 설치된 인공지능(AI) 카메라가 각 선수들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이를 토대로 전술적인 분석도 가능하다.

웨어러블 EPTS는 위성항법시스템(GPS)과 소형센서가 장착된 장치를 신체에 부착해 선수 개개인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다. 종종 중계 화면에서 비친 축구 선수들이 옷 아래 받쳐 입는 검은색 조끼, 오타니가 착용한 검은색 밴드 등이 대표적인 웨어러블 EPTS다. 웨어러블 EPTS는 경기나 훈련 중 선수들의 활동량, 가속도, 스프린트 횟수 등 400여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글로벌 스포츠 단체와 각국 프로리그들도 EPTS 도입에 적극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는 2018년 EPTS에 대한 인증 제도를 실시했다. FIFA가 직접 EPTS 제품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평가해 공식 경기에도 EPTS를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MLB에서도 공식 경기에 웨어러블 EPTS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고, K-리그에서도 웨어러블 EPTS를 통한 데이터 수집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1500개 팀이 사용하는 16년 경력 캐터펄트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EPT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건 호주 'CATAPULT'(캐터펄트)와 영국 'STAT Sports'(스탯스포츠)다. 두 회사가 전 세계 EPTS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캐터펄트는 스포츠테크와 관련된 거의 모든 걸 공급하는 토털 스포츠테크 플랫폼이다. EPTS는 물론 데이터 분석 시스템, 선수 관리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 중 주요 사업은 역시 EPTS 사업이다. 캐터펄트는 영상, 웨어러블 EPTS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웨어러블 EPTS 'Vector'(백터)는 무게 53g의 얇은 타원형 모양이다. 한번에 최대 100명의 선수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으며 최대 가동시간은 6시간이다. 전 세계 1500여개 팀이 사용 중이다. 축구와 야구는 물론 미식축구, 크리켓, 아이스하키, 럭비까지 종목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미국스톡카경주협회(NASCAR, 나스카)에 공급을 시작해 모터스포츠로 외연을 확장했다.

스탯스포츠는 2007년 설립된 웨어러블 EPTS 전문 업체다. 캐터펄트와 비슷한 조끼 형태의 웨어러블 EPTS 'Apex'(에이팩스)를 판매하고 있다. 62.7g의 무게에 최대 8시간 동안 가동할 수 있다. 스탯스포츠는 영국에 기반을 둔 만큼 축구팀을 중심으로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리버플, 아스날, 토트넘 등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주요 팀 뿐만 아니라 영국, 브라질 국가대표팀도 이용 중이다.

이들의 주요 수입원은 구독료다. 단순히 EPTS 장비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적절하게 가공해 분석하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규모의 경제만 만들어진다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1위인 캐터펄트의 지난해 웨어러블 EPTS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8%다. 최근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출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8~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피파가 인정한 K-웨어러블 EPTS '오코치'


핏투게더의 웨어러블 EPTS '오코치' /사진제공=핏투게더
핏투게더의 웨어러블 EPTS '오코치' /사진제공=핏투게더
국내에서도 EPTS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들이 있다. 핏투게더가 대표적이다. 핏투게더는 2017년 포항공대 출신 기계공학도 윤진성 대표가 설립했다. 현재 웨어러블 EPTS '오코치'를 서비스하고 있다. 후발주자지만, 비유럽 국가로는 최초로 FIFA 인증을 받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다.

오코치의 강점은 정확성이다. 지난 2021년 피파에서 진행한 EPTS 인증 테스트에서 오코치는 영상, 웨어러블 EPTS를 통틀어 인증점수 1위를 차지했다. 1, 2위 업체인 캐터펄트와 스탯스포츠를 꺾었다. 오코치는 선수 개개인의 가속도, 활동량을 정확하게 파악하는가 하면 영상 EPTS가 강점을 갖고 있는 위치 정보도 웨어러블 EPTS 디바이스로 정밀하게 추적했다.

핏투게더는 △FC서울 △전북현대 △울산현대 △대구FC △제주유나이티드 등 K리그 11개팀과 이탈리아 라치오(A팀 제외)와 터키 페네르바체 등 전 세계 165개 리그, 499개팀에 오코치를 공급하고 있다. 오코치를 이용하는 팀이 1년 사이에 280개 늘었다.

비프로컴퍼니의 축구 분석 플랫폼 '비프로일레븐' /사진제공=비프로컴퍼니
비프로컴퍼니의 축구 분석 플랫폼 '비프로일레븐' /사진제공=비프로컴퍼니
비프로컴퍼니도 글로벌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비프로컴퍼니의 핵심 서비스인 '비프로일레븐'은 AI 카메라를 이용해 선수들의 위치와 간격, 패스 등을 수치화한다. EPL, 분데스리가, 세리에A 등 전 세계 유명 리그의 700여개 팀이 이용 중이다.

비프로일레븐은 크게 △영상 촬영 및 편집 △데이터 분석 △정보 공유 플랫폼 등으로 구성됐다. 운동장에 설치한 3대의 카메라로 경기, 훈련 모습을 촬영해 코치진에게 실시간으로 영상을 제공한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도 확대해 볼 수 있다.

핏투게더와 비프로컴퍼니가 선수들의 생체 정보, 움직임 등 객관적인 수치에 집중했다면 큐엠아이티는 정량화가 어려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집중한다. 큐엠아이티의 '플코'는 정량화된 척도에 따라 선수가 직접 피로도, 스트레스 수준, 기분, 수면시간 등 자신의 몸 상태를 기록한다.

플코는 선수의 입력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클라우드 상에 저장한다. 이후 자체 알고리즘으로 데이터를 분석, 선수의 운동 전 준비도와 부상 위험도를 수치화·시각화해 제공한다.


게임 엔터테인먼트로 확장하는 EPTS 데이터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이하 KLPGT)와 네이버가 운영하는 '픽N골프'. 픽N골프는 KLPGA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를 선택해 자신만의 구단을 만들고 다른 사람이 구성한 구단과 대결하는 가상의 판타지 스포츠 게임이다. /사진제공=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이하 KLPGT)와 네이버가 운영하는 '픽N골프'. 픽N골프는 KLPGA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를 선택해 자신만의 구단을 만들고 다른 사람이 구성한 구단과 대결하는 가상의 판타지 스포츠 게임이다. /사진제공=KLPGA
EPTS로 수집한 선수 데이터는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가장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영역은 '판타지 스포츠'다. 판타지 스포츠는 축구, 야구, 농구 등 현실 경기에서 각 선수들이 보여준 활약상을 점수로 수치화해 해당 선수에 베팅한 유저끼리 순위를 가리는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 호주, 인도 등 해외에서는 수많은 유저들이 열성적으로 판타지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즈리서치컴퍼니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판타지 스포츠 규모는 223억달러로 전년대비 9.5% 증가했다. 2025년 38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기존 포인트 제도만으로는 판타지 스포츠를 온전히 즐기기엔 한계가 있다.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판타지 축구에 있어 가장 큰 포인트를 득점할 수 있는 기회는 골과 어시스트다. 득점이나 어시스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공격수가 유리하다. 유저들의 선택 역시 공격수에 몰린다.

EPTS를 통해 각 선수들의 움직임과 패스를 평가한다면 보다 정밀하게 포인트를 부여할 수 있다.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수들의 폭도 그만큼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핏투게더가 NFT(대체불가토큰)을 활용한 판타지 스포츠 론칭을 준비 중이다.

이같은 확장성은 향후 EPTS의 성장 기대감과 함께 투자로 이어진다. 큐엠아이티는 지난달 보광인베스트먼트, 슈미트, NBH캐피탈, 빅베이슨캐피탈로부터 3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핏투게더의 경우 지난해 107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VC 업계 주요 출자자(LP)인 한국벤처투자도 모태펀드를 통해 꾸준히 EPTS를 포함한 스포츠 테크 육성에 나서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200억원씩 출자하고 있다.

2022년 모태펀드(스포츠 계정) 운용사(GP)로 선정된 보광인베스트먼트 강민구 대표는 "최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취미 혹은 건강관리 측면에서 스포츠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스포츠는 다양한 영역으로 융복합이 가능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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