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인데?"…독감 덕 보는 녹십자

GC녹십자 (109,100원 ▼1,500 -1.36%)의 독감백신 영향력이 확대된다. 국내 독감백신 생산실적 1위를 기록한데다 남반구 독감백신 수출도 역대급으로 올라섰다. 독감 약진에 따라 올해 2분기 실적 도약도 예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백신이 아닌 독감 백신이 효자노릇을 하고있는 셈이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 5월 범미보건기구(PAHO)로부터 페루, 온두라스, 콜럼비아,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등 남반구 5개국에 대한 661억 원 규모 독감백신 수주 물량을 통보받았다. 남반구 백신 공급은 매년 진행되던 것이지만 이번 물량은 사상 최대 규모다.

독감백신 생산 실적도 1위로 올라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해 약 1526억원 규모의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를 생산해 국내 생산실적 1위를 기록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4가 독감백신 '보령플루V테트라백신'(406억원), 일양약품의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320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GC녹십자의 독감백신 생산 실적 1위 유지가 유력하다는 말이 나온다.

독감백신 도약은 실적 개선으로 반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올해 2분기 GC녹십자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전년보다 8.2% 늘어난 4196억원으로 제시됐다.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28.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남반구 역대급 수출이 2분기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키움증권은 올해 2분기 GC녹십자의 백신 수출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20.5% 늘어난 7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분기 회사 전체 매출 추정액의 17.6% 비중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남반구 독감 백신 수주가 역대 최대 규모로 확정된 만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감 백신을 발판으로 한 실적 도약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GC녹십자에 매년 3분기는 전통적인 실적 성수기다. 국내 독감 백신의 계약실적이 3분기에 대부분 반영돼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예방접종 사업이 시작되는게 3분기인데다 해외에서는 북반구 실적이 많이 잡히기 때문에 독감백신 판매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역설적으로 독감백신을 발판으로 실적이 약진하는 셈이다. 사실 GC녹십자의 독감백신 생산실적 1위 도약도 2020년 생산 1위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주력하며 일시적으로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한 '반사이익'을 본 결과다.

독감 백신 사업과 달리 GC녹십자는 코로나19 백신 영역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GC녹십자는 2020년 10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5억도즈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지금까지 실제 생산은 진행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