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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금융서비스가 붉은 깃발이 되서는 안 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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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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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이사

지난 4월 금융당국이 조각투자에 대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조각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음원저작권 조각투자업체 뮤직카우에 대해 증권성을 판단한 것도 이 즈음이다. 이후 대부분 조각투자 플랫폼은 규제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가이드라인은 조각투자의 '증권성'이 인정되지 않는 조건을 제시하지만 기업이 이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결국 조각투자 플랫폼에 규제샌드박스는 생존을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현물조각 투자플랫폼 운영사 바이셀스탠다드도 규제샌드박스 지정을 위해 비즈니스모델과 사업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고 기존 금융투자업계와 협업모델을 개발 중이다. 또 가이드라인에서 요구하는 투자자 보호정책을 강화하고 소유권 유통기능을 수행할 경우를 대비해 이에 필요한 이해상충과 시장감시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영국(2016년) 싱가포르(2016년) 일본(2017년)보다 늦은 2019년 시작됐지만 앞선 국가들보다 더욱 발전한 모델이다. 다른 국가들의 규제샌드박스는 주로 '실증특례' 방식으로 운용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기업의 편의성을 크게 확대했다. 규제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즉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임시허가나 현재 규제유무를 정부부처가 확인해 기업에 알려주는 신속확인제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사실 엄격한 금융규제 가운데 기술발전에 따른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규제샌드박스는 조각투자 스타트업 경영자로서 고마운 제도다. 하지만 지금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해야 하는 경영자로서 절박한 의견을 드리고자 한다.

무엇보다 조각투자 규제샌드박스에 과도한 진입장벽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규제샌드박스의 취지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현행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조건(샌드박스)에서 우선 시험, 검증하고 이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규제샌드박스는 산업의 혁신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규제샌드박스의 문턱이 너무 높으면 규모가 작은 초기 스타트업들은 이를 넘지 못할 수 있다. 혁신을 DNA로 하는 스타트업이 규제샌드박스에 들어가보지도 못한 채 꿈을 접어야 하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다.

정부가 먼저 아이디어와 계획을 중심으로 지정하고 이후 요건을 완비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정책을 집행하면 스타트업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국무조정실이 규제샌드박스 시행 2년차에 실시한 자체 만족도 조사결과를 보면 승인 이전단계에서 애로요인으로 부처·기관선택의 어려움(5.72점) 신청서류의 과다(5.56점)가 지적됐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자동차가 처음 발명된 영국 자동차산업을 독일과 미국에 지금까지 뒤지도록 한 이유로 '붉은깃발법'이 여전히 언급된다. 과도한 규제의 폐해를 언급하는 것인데 혁신이 절실한 금융산업에 더욱 절실히 다가오는 예다. 이왕 규제샌드박스의 취지가 현대판 '붉은깃발법'을 극복하자는 것이라면 조금 더 유연하고 조금 더 낮은 문턱으로 다가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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