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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인파, 잃어버린 가방, 계속되는 연착…세계 공항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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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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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2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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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공항서 뺑뺑이, 지옥 같았다"…
여행 끝날때까지 못찾은 수하물 태반…
英 히스로공항 "항공권 팔지 말라" 요구도

여행객들이 지친 모습으로 항공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AFP=뉴스1
여행객들이 지친 모습으로 항공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AFP=뉴스1
#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마리비 라이트의 '지옥 같은 휴가'는 공항에서 시작됐다. 에어프랑스 항공사의 컴퓨터 시스템이 다운돼 직원들이 일일이 유럽행 승객들의 체크인 여부를 입력하던 그 때부터다. 그녀는 뉴욕에서 프랑스 파리를 거쳐 스페인 말라가까지 가는 동안 시스템 오류로 2차례나 비행기를 놓쳐야 했고 당초 계획보다 12시간 늦게 도착했다.

하지만 공항 수하물 칸 어디에도 그녀의 짐은 없었다. 잃어버린 가방 안에는 치매에 걸린 83세 어머니에게 전해줄 가족들의 사진 꾸러미가 있었다. "무수히 많은 비행기 여행을 했지만 이런 당혹감은 처음입니다. 당분간은 비행기를 타고 싶지 않네요."

#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사는 킴 하크네스는 친구들과 함께 아일랜드 새넌으로 골프여행을 떠났다가 공항에서 여행 가방을 몽땅 분실했다. 일주일간의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도 짐을 찾지 못했다. 하크네스는 할 수 없이 여행지에서 새 여행 가방과 옷가지, 화장품 등을 구입하는데 1200달러(약 160만원)를 써야 했다.

가방을 찾으려고 하루 종일 항공사에 전화를 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결국 미 교통부에 공식 항의한 후에야 항공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항공사는 가방을 찾지 못했다며 이같은 사과만 되풀이 했다. "당신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영국 히스로 공항 여객터미널에 쌓여 있는 승객들의 수하물 /ⓒAFP=뉴스1
영국 히스로 공항 여객터미널에 쌓여 있는 승객들의 수하물 /ⓒAFP=뉴스1



기다림의 연속…유럽선 출발 6시간 전 공항 도착


항공사 체크인과 출국·탑승 수속 등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유럽 공항 이용객들 사이에선 출발 6시간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경험담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이탈리아 로마공항에서 짐을 부치려는 여행객들. /ⓒAFP=뉴스1
항공사 체크인과 출국·탑승 수속 등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유럽 공항 이용객들 사이에선 출발 6시간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경험담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이탈리아 로마공항에서 짐을 부치려는 여행객들. /ⓒAFP=뉴스1
라이트와 하크네스는 2022년 혼란스러운 여름 휴가를 경험한 수백만 명의 공항 이용객 중 일부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 등을 종합하면 유럽과 미국 주요 국가 공항에선 항공편 결항·지연과 수하물 분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유럽 공항에선 출국과 탑승 수속 등에만 3~4시간 이상 걸리는 만큼 최근 이용객들 사이에선 항공편 출발 최소 6시간 전에 도착하는 것이 공식이 됐다. 그나마 제 시간에 출발하면 운이 좋은 것이다. 3~4시간 지연 출발은 기본이고, 7~8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갑자기 항공편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항공정보업체 호퍼에 따르면 이달 들어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선 10개 항공편 중 7개가 지연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공항, 영국 히스로 공항, 파리 샤를드골 공항 등도 항공편 지연 출발 비율이 50% 이상이다. 유럽 만의 문제가 아니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지난 14~17일에만 세계 공항에서 지연된 항공편이 2만건을 웃돌았다.

지연된 항공편을 기다리다 지쳐 공항 바닥에 자리를 잡은 여행객들 /ⓒAFP=뉴스1
지연된 항공편을 기다리다 지쳐 공항 바닥에 자리를 잡은 여행객들 /ⓒAFP=뉴스1
수하물을 분실하는 사고도 급증했다. 과거엔 수하물 유실이 항공기 1대당 1~2개 수준이었는데 최근엔 공항에서 수하물을 항공기에 실어줄 인력이 없어 수백개가 통째로 사라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항공사들이 "귀중품과 의약품 등은 반드시 기내에 휴대하라"고 안내할 정도다.

수하물 추적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스위스 기술회사인 SITA에 따르면 올 4~7월 현재 수하물 유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증가했다. 스페인 보험사 맵프레 SA에 따르면 올 여름 수하물 분실했다며 보험을 청구한 건수는 2019년보다 30% 급증했다.

유럽의 관문인 영국 히스로 공항은 도저히 수하물을 소화할 수 없다며 각 항공사에 비행기표 판매를 제한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히드로 공항의 이용객 수 제한이 발효되면서 승객을 태울 수 없게 된 델타항공이 런던발 디트로이트행 항공편에 주인 잃은 위탁 수하물 1000여개만 싣고 돌아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여행수요 폭발, 공항 인력 부족…"임금 올려줘" 파업도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 공항 직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AFP=뉴스1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 공항 직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AFP=뉴스1
올 여름 세계 주요 공항이 몸살을 앓는 것은 항공 관련 인력 부족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희망퇴직이나 해고 등으로 인력을 대폭 줄였는데 최근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균형이 무너진 것이다.

신규 직원을 충원하려고 해도 신원조회 등 공항 파견 기준이 까다로워 단기간 현장에 투입하는데 한계가 있다. 수하물 업체인 멘지스항공의 필립 조이니히 최고책임자는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고 교육하는 데는 2주 정도면 충분하지만 공항에 내보내기 전 필요한 보안 허가가를 받기까지 평균 60일이 걸린다"며 "일부 공항의 경우 최장 90일까지 소요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남아 있던 직원들마저 과도한 업무, 낮은 임금 등을 이유로 그만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공항과 항공사 직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시위를 벌이는 것도 '공항 대란'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들어서만 파리 샤를드골 공항, 스칸디나비아 항공사 SAS 직원들이 파업했다.

최근  스칸디나비아 SAS 항공의 조종사를 포함한 직원들이 파업에 나서면서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AFP=뉴스1
최근 스칸디나비아 SAS 항공의 조종사를 포함한 직원들이 파업에 나서면서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AFP=뉴스1
인력 부족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자리 잡고 고임금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주말·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항공업계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한 탓에 항공업계는 또 다시 고용 불안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이미지가 형성된 것도 직원 채용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의 팀 클라크 사장은 "요즘 경영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코로나 이후 노동 시장에서 사라진 수억 명이 어디로 갔을까"라며 "늘 사람들과 마주해야 하는 항공산업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은 인력들이 특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년 전 대규모 인력 삭감이 이뤄진 만큼 경기 침체 국면이 다시 오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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