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마켓 랠리, 많이 빠진 종목부터 오른다…성장주 '줍줍'할 때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35.27)보다 16.23포인트(0.67%) 오른 2451.50에 장을 마감한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98.32)보다 5.30포인트(0.66%) 오른 803.62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6.1원)보다 3.0원 상승한 1299.1원에 마감했다. 2022.07.29.

지난주 코스피는 모처럼 줄곧 상승했다. 미국발 '슈퍼위크' 결과를 시장이 우호적으로 받아들이면서다. 증권가는 당분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그간 낙폭이 컸던 성장주를 매수할 때라고 조언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5~29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58.36포인트(2.44%) 오른 2451.50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개인은 9377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285억원, 2711억원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분기 연속 75bp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100bp 인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시장이 안도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다음날 발표된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9%로 집계됐다. 2분기 연속 역성장으로 '기술적 침체'에 진입했으나 시장은 상승 마감했다. 선반영 인식과 함께 금리인상 속도가 조절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경제 성장에 뚜렷한 둔화는 나타났지만 노동시장이 지나치게 타이트한 상황임을 근거로 경기침체가 아니라고 언급, 경기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전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더불어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7월 소비자물가 발표 전까지 '베어마켓 랠리' 전망

증권가는 당분간 베어마켓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긴축정책 스탠스 변화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 기대감이 상승 동력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여전한 데다 추가 금리인상, 한미 기준금리 역전 등이 상단을 제한할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초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한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와 향후 경기가 침체에 빠질 징후가 보이면 연준의 정책이 완화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고 7월 FOMC는 이런 시장의 기대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해석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흐름은 8월 둘째주로 예정된 7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분간 베어마켓 성격의 안도랠리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지수 예상지수로 2360~2520포인트를 제시했다.

반면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 전환 기대감을 지나치게 빨리 반영한 점은 부정적"이라며 "경기는 여전히 사이클 하락기에 있어 기대감을 쉽게 높이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업종·스타일 중심의 로테이션 전략…낙폭과대 성장주 주목

증시 전문가들은 공급난 해소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의 수혜를 볼 업종에 주목할 때라고 조언한다. 증시가 저점을 찍었을 가능성은 높지만 동시에 지수 상단 역시 크게 높아지기 어려운 만큼 업종과 스타일 중심의 로테이션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원자재 가격 상승, 전방 수요 부진 등 기업이 여러 역풍에 직면해 있긴 하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있어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3분기 이후 실적 전망이 개선되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난 해소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전망이 베이스 시나리오로 부상하고 있다"며 "추가적 상승 여력이 남은 인플레이션 수혜주를 비롯해 공통 수혜를 볼 수 있는 자동차, IT하드웨어, 반도체, 2차전지 섹터와 성장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성장주의 경우 올해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오히려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통상 시장에서 단기적인 반등이 나타날 때는 앞서 낙폭이 컸던 업종과 종목부터 오르는 경향이 있어서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성장주 주가에 부담을 준 주요 매크로 지표가 우호적으로 변했다"며 "철저히 실적에 기반한 선택이 필요하지만 추가적 이익 하향이 없고 충분한 조정을 받았다면 단기적으로 낙폭과대 성장주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