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600만원' 희귀질환약 건보적용, 외국인들 맞으러 들어온다?

1일부터 1회 투약 비용이 20억에 달하는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최대 598만원으로 낮아진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졸겐스마 건보 혜택을 받으려는 외국인들이 무분별하게 입국하고 이 비용을 국민 건보료로 부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관련 업계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외국인이 입국해 졸겐스마를 투약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외국인이 맞게 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건보공단과 노바티스는 급여 적용 첫 해 대상 환자 수는 14명으로 투약에 277억원이 소요되고, 다음 해부터는 매년 7명씩 신규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설정된 금액을 넘어서는 청구액은 노바티스에서 부담해야 한다. 건보 급여 적용 없이 제약사가 이를 부담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는 급여 적용 조건으로 달렸던 위험분담제 때문이다. 위험분담제는 고가 약제의 효능과 재정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의 위험을 제약사와 나눠 분담하는 방식이다. 노바티스와 건보공단은 졸겐스마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결정하면서 총액제한형, 환자 단위 성과 기반형, 환급형 등 3개 유형의 위험분담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총액제한형은 사전에 설정한 금액을 초과하면 노바티스가 초과 금액을 건보공단에 지급하는 모델이다. 환자 단위 성과기반형은 5년간 환자별 치료 성과를 추적관찰해 치료 실패시 일정 비율을 환급하는 유형이다. 환급형은 청구금액 중 일정 비율을 노바티스가 환급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약가 협상에서) 졸겐스마의 총액을 이미 설정해놨다"면서 "외국에서 환자가 들어오더라도 (총액을 넘어) 추가로 발생하는 돈은 제약사가 지불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졸겐스마 급여 적용 대상을 따져봐도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 투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졸겐스마 투약 대상은 투여시점 기준 생후 9개월 미만이어야 한다. SMA은 대부분 생후 4개월쯤 진단을 받게 된다. 진단을 받아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외국인은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해야 지역가입자로 가입돼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건보 혜택을 보게 될 시점에는 이미 생후 10개월을 넘어 투약 대상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는 설명이다.

SMA는 태어날 때부터 운동신경세포의 기능이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호흡에 문제가 생겨 생명까지 위협한다. 보통 환자는 영유아다. 졸겐스마는 SMA의 '원샷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원샷 치료제란 질병을 유발하는 SMN1 유전자의 기능적 대체본을 제공해 병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 한 번 맞으면 완치 효과를 나타내는 약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졸겐스마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기로 했다. 노바티스와 건보공단의 약가 협상을 거쳐 졸겐스마의 상한 금액은 19억8172만원으로 결정됐다. 급여가 적용되면 환자 가족은 소득에 따라 83만~598만원을 내고 투약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