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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프리즘] DSLR의 종언, 그리고 이건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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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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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놀타가 1979년 시판했던 하이매틱-S /사진=삼성블로그
삼성 미놀타가 1979년 시판했던 하이매틱-S /사진=삼성블로그
#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기계식 '니콘 FM2'로 사진을 배운 나에게 2000년대초 DSLR(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의 등장은 충격과 같았다. 아날로그 필름을 디지털 센서로, 기계식 셔터 등은 전자장비로 대체한 DSLR은 사진촬영의 패러다임을 뒤바꿨다. 사진촬영은 뷰파인더를 통해 전달된 피사체를 면밀히 관찰하고 구도를 설정한 뒤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노출과 심도 등을 조작해 상(像)을 필름에 담는 미묘한 작업이다. 번거롭고 순간을 포착해야하는 만큼 실수가 잦은데, DSLR은 비싼 필름값 걱정없이 무한 재촬영이 가능했다. 더욱이 바로 촬영물 확인이 가능하고 인화도 간편하니 혁신적이었다. 이후 DSLR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반면 기계식인 SLR은 사진작가나 소수 필카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됐다. 급격한 디지털화에 대한 반감이랄까, 초기엔 사진 철학에 어긋난다며 DSLR에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SLR 시대에는 사진을 찍기 전 생각하는 반면, DSLR은 찍은 후 생각(고른다)한다는 말도 그때 나왔다. 그러나 DSLR의 등장이 고사양 카메라의 확산과 사진 문화의 대중화를 이끈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 최근 니콘의 DSLR 카메라 사업 중단설은 이런 점에서 사진가와 마니아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긴다. 니콘은 "DSLR 생산과 판매,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부인했지만 일본 현지 매체 보도인 것을 감안하면 신빙성이 높다. 니콘은 이미 2년째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고, 시장 1위 캐논은 최고경영자가 DSLR 신작 개발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012년 1620만대이던 DSLR 출하량이 지난해 216만대로 7분의 1로 줄은 것을 보면 오히려 돈안되는 DSLR은 포기하는게 자연스럽다. 불과 20여년만에 DSLR이 과거 SLR과 같은 운명을 맞은 것이다. 이들은 대신 미러리스 카메라에 집중하기로 했다. 미러리스는 DSLR의 반사경을 없애 부피와 무게를 줄인 것으로 휴대와 조작이 편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전체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이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미러리스 사업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 물론 스마트폰 카메라의 비약적 발전 때문이다. 과거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폰카·디카 논쟁이 더이상 무의미해졌을 정도다. 새 스마트폰에서 가장 강조되는 기능도 카메라다. 촬영만큼 보정과 편집,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포스팅이 중요해지니 디카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DSLR 만이 아닌 디카 몰락의 전조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삼성이 개발한 폴디드줌과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사진=삼성전자
삼성이 개발한 폴디드줌과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사진=삼성전자

# 디카의 침체를 보면서 삼성의 카메라 사업 포기결정이 다시금 회자된다. 앞서 삼성은 광학기술, 전자, 정밀기계의 집약체인 카메라 없이는 세계적 전자기업으로 도약이 어렵다고 판단해 1970년대부터 40년 가까이 카메라 사업을 전개해왔다. 카메라 마니아였던 이건희 전 회장의 꿈도 작용했다. 일본 미놀타를 수입판매하다 1980년대 독자 기술로 컴팩트 카메라를 생산했다. 2000년대 들어선 디카 업계 3위까지 올라섰다. 2012년 이 회장은 3년안에 카메라 세계 1위 달성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은 2016년 카메라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했다. 이 회장이 건강악화로 쓰러지고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승계가 이뤄진 것도 요인이지만, 무엇보다 디카시장의 위축을 한발 앞서 내다보고 스마트폰 카메라에 집중하는 게 맞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그동안 디카개발로 축적한 이미지 센서와 광학설계 노하우를 스마트폰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이는 오늘날 세계 스마트폰 1위 갤럭시 성공에 밑거름이 됐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2억화소 이미지 센서를 선보이며 이 분야 1위 소니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만약 삼성이 지금껏 디카에 목매어 있었다면 어찌됐을까. 시장의 변화와 기술의 흐름을 읽는 눈, 그리고 과감한 결단의 중요성을 DLSR의 종언이 여실히 보여준다.
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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