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두마리에 9900원" 마트 오픈런…카페 대신 '편의점 커피'

#지난 2일 오후 3시경 홈플러스 중계점. 평일 오후인데도 델리 코너 앞 고객들이 긴 줄을 섰다. 오후 3시에 한정판매하는 두마리치킨을 사기 위해서다. 매일 20개씩만 판매해 뒤늦게 줄을 선 10여명은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오르며 2만원 대에 근접한 상황에서 절반 가격인 9900원에 판매하는 마트 치킨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긴급 물가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치킨 후라이드, 달콤양념치킨을 마리당 각각 6500원, 7500원에 판매했다. 당일 제조해 당일 판매한다는 의미로 '당당치킨'으로 이름을 지었는데, 가성비 제품으로 화제가 되며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 주부터는 '두마리 후라이드 치킨을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지점당 20~40개씩 한정판매한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대까지 오르면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명품 소비 등 플렉스를 외치던 MZ(밀레니얼·Z)세대들 사이에서도 '짠테크'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할 정도다. 외식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마트 치킨 뿐 아니라 편의점 커피, 도시락 등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편의점 커피인 이프레소 판매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40% 늘었다. 디저트 관련 제품도 110% 매출이 증가했다.
유통업계에서도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패딩 등 고가 겨울 의류를 할인 판매하는 역시즌 판매나 외식 e쿠폰 판매, 간편 식사류 라인업 확대 등에 나섰다.

백화점업계는 역시즌 제품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8월 한 달간 '미리 준비하는 겨울'이라는 주제로 겨울 패션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역시즌 행사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에서는 4일까지 스페이스원 듀베티카·페트레이 매장에서 패딩 상품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서도 11일까지 패딩·플리스 재킷 등 겨울 상품을 최초 판매가보다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하는 '아웃도어 역시즌 특가전'을 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부터 역시즌 패딩 판매 행사를 벌이고 있다. 하남점 '파라점퍼스', '페트레이' 팝업스토어를 시작으로 29일 타임스퀘어점에서 '노비스' 팝업스토어를 소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에는 듀베티카, 9월에는 캐나다구스 등 다양한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를 전 점포에 잇따라 선보인다. 롯데온은 8월 신발과 가방 등 잡화를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돌아온 역시즌' 행사를 전개한다.


외식 쿠폰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행사도 이어진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주요 외식브랜드 e쿠폰 판매가 전년대비 6배 가까이 급증했다. 뷔페 이용권도 192% 판매가 늘었고, 커피, 음료빙수, 햄버거 e쿠폰도 각각 49%, 29%, 85% 판매가 급증했다.

G마켓은 이같은 수요를 겨냥해 호텔뷔페, 패밀리레스토랑, 음료, 디저트 e쿠폰을 할인 판매하는 e쿠폰 기획전을 시작했다. 이주철 지마켓 전략사업본부장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1%의 할인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며 할인가에 외식을 할 수 있는 쿠폰 관련 기획전을 확대했다"며 "시즌별로 어울리는 다양한 브랜드와 메뉴를 엄선하는 방식으로 여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