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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영우'가 아닌 '우영우'도 위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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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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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강선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선우 의원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선우 의원실
"모든 부모에게는 한 번쯤 '내 아이가 특별한 거 아닐까?' 싶은 날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나의 아버지에게는 2000년 11월 17일이 그런 날이었어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시작을 알리는 대사다. 그렇다. 모든 부모에게는 '내 아이가 특별한 거 아닐까?' 싶은 순간이 온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 들어본 생소한 병명과 희귀성 발달장애에 대한 의사의 설명이 귀를 때렸고,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힘없이 늘어진 아이를 볼 때마다 죄책감은 파도처럼 밀려와 나를 삼켰다. 산후조리는 뒷전으로 연일 신생아 중환자실을 면회하면서도 여기저기 관련 정보를 머리에 쥐가 나도록 찾았다. 매일 마음을 다잡았고, 또 매일 마음이 무너졌다.

병원 밖을 나서며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으며 살았다. 살아있으니까 살아졌다. 하지만 내 아이가 온전히 살아낸 지난 십수 년의 세월이 영우처럼 반짝반짝 빛나진 않았다. 아이는 몸이 아플 때가 잦았다. 밖에서 차별 어린 눈초리를 겪고 온 날에는 부쩍 화를 내기도 했다. 아마 서울대에 합격하거나,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하기는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 그래도 나에겐 사랑스럽지만.

대부분 발달장애인의 삶은 우영우 같은 주연은 커녕 조연조차 되지 못한다. 너무 평범해서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을 것 같은 소박한 삶조차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지워진 발달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주로 드라마보다는, 뉴스와 다큐멘터리다. 고문에 가까운 학대와 노동 착취를 당하기도 하고, 통신사나 보험사와 엉뚱한 계약을 맺어 큰돈을 물어주곤 한다. 그래도 그중 가장 아픈 사연을 꼽자면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 후, 세상을 떠난 부모의 소식이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영정사진이 나란히 놓인 장례식장을 떠올리면 '어떻게 부모가'라며 비난을 쏟아야 마땅하겠지만, 내 마음속 아주 깊은 한구석에서는 감히 이해라는 단어가 연기처럼 피어난다. 용산역 분향소에서 발달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들과 끌어안고 울던 순간, '여기 누가 그 생각 안 해봤겠어요'라던 한분의 외침이 아직도 가슴을 햘퀸다.

이쁘지 않아도, 똑똑하지 않아도, 그래서 '우영우' 답지 않아도 사랑받는 발달장애인의 삶은 너무도 요원하다. 반짝이는 브라운관 속 판타지 뒤로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 어딘가에는 스스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의 고통과 그 고통을 온전히 떠안은 가족의 비명이 울려 퍼진다. 발달장애가 심한 아들을 돌보다 아이의 도전행동을 견디다 못해 전기충격기를 산 엄마의 사연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지만, 오히려 보통의 현실이다.

그렇기에 국회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위 구성이 간절하다. 가족에게 전적으로 전가된 돌봄 부담은 어떻게 덜어줄지, 수년을 기다려야 하는 발달장애 거점병원 대기기간은 언제 해소될지, 일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에게 또 다른 기회는 없는지. 국회는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부디 영우를 향한 애정이 변화로 이어지길, 이 변화의 바람을 국회가 특위를 통해 법으로, 예산으로, 정책으로 온전히 담아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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