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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업, 이익 많이 낸다고 부도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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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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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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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초과이윤세(횡제세) 논의가 거세다. 서민경제가 어려운데 정유사들이 최대 이익을 냈으니 민생 고통을 분담해야 한단 논리다. 그러나 정유산업 구조, 시장경제원리를 살펴보면 여러 사정이 무시됐다.

상반기 정유사가 최대 영업이익을 낸 것은 고유가, 정제마진 급등 때문이다. 팬데믹 중 수요 위축, 글로벌 탄소중립 여정에서 원유 시추, 정제설비 투자가 급감했고 수요가 회복했을 때 러시아·우크라 사태까지 겹쳐 에너지 수급 균형이 깨졌다.

미국도 휘발유 가격이 최고가로 올라 석유기업에 비난이 거셌다. 그러나 미국은 산유국으로 석유기업들이 원유 생산까지 한단 점에서 국내와 다르다. 국내 정유사는 국제 시장에서 정해진 원가에 원유를 들여와 정제 후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결정된 석유제품가로 팔기에 가격 결정 여지가 적다.

정유사 이익 주요인은 국내 주유소 대상 판매가 아니었다.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 감소로 해외에서 웃돈을 얹어서라도 산단 요구가 빗발쳤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 전체 매출액 중 수출은 54%였는데 올해는 더 높아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올 상반기 정유업계 수출액은 280억달러로 사상최대다. 무역수지 악화 속 반도체 다음 수출 효자 노릇을 했다. 국내 주유소 대상 제품 판매 비중은 전체 수출에 비하면 적을 뿐 아니라 마진도 매우 낮다.

이런 상황 속 정부의 시장 개입은 설득력이 낮다. 정유사는 공기업이 아니다. 팬데믹에 5조원 규모 최악의 적자 당시 보전이 있었나. 초과이윤세를 낸다면 어디까지 초과인가. 인플레이션, 전쟁 탓에 전기료, 밥상물가 모두 오른 상황에서 정유사만 꼬집는 근거는 또 무엇인가. 기업이 고통 분담해야 한다면 위기 속 돈을 번 다른 기업은 어떤가. 3분기 경기 침체 우려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 아래로 떨어진 것도 문제다. 화석연료가 원천인 정유사는 배터리, 수소 등 생존을 위한 미래 투자도 산적한 과제다.

SK에서 42년 재직, 샐러리맨 신화를 쓴 조정남 전 부회장은 2004년 한 강연에서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낸다고 부도덕한가"고 반문했다. 기업의 사회적 의무는 일자리 창출, 세금을 내는 데 있는 것이지 단지 이웃 돕기를 위해 이윤을 내는 것은 아니란 취지였다. 18년이 지나도 변치 않은 포퓰리즘에서 나온 발상은 거두는 게 맞다.
[기자수첩]"기업, 이익 많이 낸다고 부도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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