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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닫아도 시장 안 가" vs "이미 사회적 합의"…의무휴업 폐지,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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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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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바뀐 유통판, 안 바뀐 규제(下)

[편집자주]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형마트가 주2회 휴무, 10~24시 영업시간 규제를 받는 동안 e커머스와 식자재마트, 편의점 등이 파이를 챙겼다.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은 전통시장의 몫이 아니었다. 규제가 바꾼 유통산업의 지형도는 규제완화가 이뤄지면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오픈하면 '바글바글', 소비자는 원해도 출점제한이 발목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이날 개점한 더현대 서울은 전체 영업면적이 8만9천100㎡(약 2만7천평)로 서울에 있는 백화점 중 최대 규모다.  이 백화점의 콘셉은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으로 전체 영업면적 가운데 49%가 실내 조경과 고객 휴식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2021.2.26/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이날 개점한 더현대 서울은 전체 영업면적이 8만9천100㎡(약 2만7천평)로 서울에 있는 백화점 중 최대 규모다. 이 백화점의 콘셉은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으로 전체 영업면적 가운데 49%가 실내 조경과 고객 휴식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2021.2.26/뉴스1
#지난해 여의도에 문을 연 백화점 '더현대서울'. 핫플레이스 맛집과 다양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증샷 공간으로 채워져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핫하다고 소문난 식당을 이용하려면 1시간 이상 대기가 기본이다. 주말이면 인근 도로 정체가 나타나기 일쑤다. 더현대서울은 개점 1년만에 매출 8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1조원 기록을 노린다. 당초 목표(63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다.

롯데백화점,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는 지난해 모두 신규 점포를 냈다. 새 점포가 문을 연 것은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전통상업보존구역 등 대형 유통점포 출점 제한이 만들어지고 강화되는 동안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출점은 급감했다. 전통상업보존구역은 전통시장 경계로부터 1km 이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정한 구역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서울 절반이 전통상업보존구역이다. 대형 유통시설 설립이 불가능하다.

반면 소비자 수요는 여전히 높다. 새로 문을 연 '더현대서울',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데 그치지 않고 여가를 즐기고 체험활동 등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유통 시설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달라진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콘셉트의 점포에 소비자들이 몰리지만 출점이 쉽지 않은 유통업체들은 고육지책으로 '리뉴얼'로 대응한다.

대형 유통시설의 출점을 막는 제약은 적지 않다. 대규모 점포를 개설하기 위해 지자체에 제출해 승인받아야 하는 지역협력계획서, 상권영향평가서는 또 다른 걸림돌이다. 계획서에는 주변 중소 상인들과 협력 방안을 담아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광주 복합쇼핑몰의 경우 신세계가 지난 2015년 광주신세계 옆 이마트와 주차장 부지에 복합쇼핑몰 건설을 추진했으나 정치권과 주변 소상공인,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중소기업의 사업조정 신청제도로 오픈이 연기되고 사업이 축소된 경우도 있다. 신세계사이먼 제주프리미엄전문점은 당초 제주 첫 아울렛으로 건설을 마쳤지만 사업조정신청 이후 개점이 수개월 연기됐고 결국 '아울렛'이란 명칭을 쓰지 못하게 됐다.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의 유명브랜드 입점도 막혔다. 당시 사업조정신청을 주도했던 상인단체는 제주칠성로상점 등이었는데 신세계아울렛과 최소 30km 이상 떨어진 지역의 시장이다. 직접적인 상권이라 볼 수 없는 곳이었다.

대형 유통시설이 인근 상권에 악영향을 준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백화점 등이 출점하면 직간접적으로 고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연구원에 따르면 대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해당 시군구 종합소매업 고용규모가 약 6.5%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매장 당 직영사원과 협력업체 사원까지 최대 1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출점 제한으로 추가 출점이 힘들어 일자리 창출이 어렵고 영업 부진 등으로 점포 폐점시 일자리 감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뉴스1) 장수영 기자 = 신세계백화점 대전점 프리 오픈일인 25일 대전시 유성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이용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1.8.25/뉴스1
(대전=뉴스1) 장수영 기자 = 신세계백화점 대전점 프리 오픈일인 25일 대전시 유성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이용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1.8.25/뉴스1



새벽에도 일하는 대형마트…'새벽배송' 판도 바꿀까



"마트 닫아도 시장 안 가" vs "이미 사회적 합의"…의무휴업 폐지, 운명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폐지되면 유통업계 내 새벽배송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는 매달 두 차례 문을 닫는 둘째, 넷째 주 일요일과 영업제한 시간인 자정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온라인 배송이 제한된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영업제한 시간엔 온라인을 포함해 모든 영업을 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업계가 새벽배송 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못했던 이유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과 지난해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일, 영업시간 외에도 온라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의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지만 통과되지는 못했다. 의무휴업 규제는 유지하되 온라인 영업만이라도 허용하자는 절충안조차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유통산업법 관련 규제를 완화할 뜻을 내비치면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시장 진출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이 국민제안 TOP10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폐지' 안건을 포함한 데 이어 국무조정실이 4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제1차 규제심판회의에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일에 대한 의견을 듣기도 했다.

현재 새벽배송 시장은 쿠팡과 마켓컬리가 장악하고 있고 네이버가 참전해 3파전을 이루고 있다.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전국에 400여개에 달하는 점포를 MFC(도심형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이들을 위협할 수 있다. e커머스 업체들이 풀필먼트센터를 전국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긴 하지만 그 수가 아직 부족하다. 접근성도 시외에 있는 풀필먼트센터보단 시내 곳곳에 위치한 대형마트 점포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수십 년 동안 신선식품을 공급해온 경험이 있어 e커머스보다 품질 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신선한 식품을 바로 조리하려는 데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대형마트 업계에선 새벽배송에 아직은 회의적인 분위기도 존재한다. 규제가 풀리더라도 새벽배송에 막대한 인건비가 드는 만큼 효율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새벽배송 상품 포장 시 상품 보존을 위해 보냉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강화하는 트렌드에도 부합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

대형마트업계 한 관계자는 "점포들이 시내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데다가 품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하기만 한다면 기존 업체들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인건비나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새벽배송을 바로 시작할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없앨까요?" 말 나오자…10년 만에 또 충돌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대통령실이 지난 달 31일까지 '국민제안 대국민 온라인 탑10' 투표를 진행, 1위로 '대형마트 월2회 의무휴업 폐지'가 선정됐으나 어뷰징 사태로 인해 이번에는 탑10을 선정하지 않겠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모습. 2022.8.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대통령실이 지난 달 31일까지 '국민제안 대국민 온라인 탑10' 투표를 진행, 1위로 '대형마트 월2회 의무휴업 폐지'가 선정됐으나 어뷰징 사태로 인해 이번에는 탑10을 선정하지 않겠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모습. 2022.8.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폐지를 위한 군불때기에 나서면서 유통업계가 반색하는 가운데 전통시장 상인 등은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를 폐지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데,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반발도 커 현실화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4일 정부에 따르면 국무총리 직속 국무조정실은 이날 첫 규제심판회의를 열고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에 대해 논의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존폐와 관련, 오는 5~18일간 규제정보포털에서 온라인 토론도 실시한다. 규제심판회의는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규제심판부 주도로 개선해야 할 규제인지 여부를 숙의하는 제도로 윤석열정부에서 신설됐다.

회의 첫 안건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가 올라간 것은 최근 해당 제도 존폐를 놓고 이해당사자간 갈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실이 만든 '국민제안' 제도가 불씨가 됐다.

대통령실은 지난 6월 홈페이지에 국민제안 코너를 신설하고 접수된 약 1만3000건의 민원 중 정책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10건에 대해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57만7415표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당초 정부는 1~3위 안건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유통업계와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반대하던 일부 소비자들은 환호했지만 상황은 곧 반전됐다. 대통령실이 투표 종료 다음날 "투표 과정에서 어뷰징(중복투표)이 확인돼 순위를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의무적으로 매달 이틀을 쉬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영업시간도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제한된다. 지난 2012년 무분별한 대형마트 입점이 전통시장 등 기존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도입됐다. 대형마트 종사자들의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도 담겼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 폐지 논의에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해당 제도가 폐지되면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전국상인연합회가 최근 전통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폐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상인들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연합회는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전국 1947개 전통시장에 제도 폐지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 계획이다.

대형마트 근로자 단체도 반대의 뜻을 밝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지난 3일 성명서를 내고 "국민제안 탑10 투표, 규제심판회의 등 윤석열정부의 누구도 근로자의 건강권과 관련해서는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며 "이는 의도적으로 근로자의 휴식권 문제를 배제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통업계는 '10년 묵은 족쇄'를 해결해야 한다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의무휴업제도 도입 직후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6개사는 서울 성동구와 동대문구를 상대로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지자체의 재량권 남용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으나 2심에서는 영업제한이 위법이라 판결했다. 결국 해당 소송은 2015년 대법원에서 합법으로 결론이 났다.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에도 풀지 못한 숙제라는 의미다.

일부 소비자들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선택권을 침해하는 제도라 주장하고 있다.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경우 의무휴업일에도 전통시장을 찾지는 않는다는 논리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의 존폐 여부는 결국 국회에서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해당 제도를 개선하려면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상황에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이 반대할 가능성이 커 법 개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통산업발전법에 명확히 기재된 사회적 합의를 대놓고 무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도 "10년 전 대형마트와 지역 상권 상생을 위해 도입했던 의무휴일제를 인기 투표로 없앨 수 있다는 발상이 저를 분노케 한다"고 했다.

정부도 신중한 입장이다. 규제개선을 필요하나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위기에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2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소상공인 대표 5개 협·단체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중기부가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정책 대상이 누구인지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의 입장과 오늘 말한 내용들을 잘 정리해 정부 및 관계부처와 소통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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