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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계약하면, 집값 올려서…" 공인중개소의 은밀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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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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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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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의 '땅땅' 거리며 사는 법 2]

[편집자주] 7년 전 연재를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집값, 전셋값 때문에 서민들의 고민과 고통은 큽니다. 집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고 여전히 정답은 없습니다. 애증의 대상 '집', 그리고 세상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부동산(나머지 절반은 동산)에 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다루고자 합니다. '땅땅' 거리며 살아봅시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최근 서울·수도권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깡통 전세(전셋값≥매매가)' 거래가 급증하면서 국토교통부가 이달 중 대대적인 현장 단속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전세 사기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2022.8.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최근 서울·수도권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깡통 전세(전셋값≥매매가)' 거래가 급증하면서 국토교통부가 이달 중 대대적인 현장 단속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전세 사기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2022.8.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셋집을 알아보던 이모씨는 A공인중개소 관계자로부터 이상한 제안을 받았다. 이씨는 빌라가 마음에 들지만 전세보증금이 매매가 보다 비싸서 대출도 제한적이고 보증보험가입도 어려워 계약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실장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A중개소 관계자는 일단 전세 계약을 하면 집주인이 아는 지인에게 전세보증금 보다 높은 금액에 집을 매도해 새로운 시세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시세를 기준으로 최대 80%까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고 보증보험가입도 가능하다고 했다. 집주인이 바뀌지만 계약은 유지되기 때문에 임차인은 상관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조언을 한 실장은 나중에 알고보니 정식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격증이 없는 중개보조원이었다.

부동산 하락세로 매매가와 전셋가의 격차가 크지 않거나 전셋가가 더 높은 '깡통전세'가 급증하고 있다.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기면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전세보증금을 다 돌려받을 수 없어 깡통전세라고 한다. 서울 강서구의 경우 깡통전세 비율(올 상반기 신축 빌라 거래기준)이 50%를 넘어섰다. 깡통전세는 전세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의도적인 시세 조작·잔금일 명의 변경, 전형적인 전세사기 수법


전문가들은 위의 사례에 나온 이씨 사건은 전세사기일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전세자금대출이나 보증보험가입을 위한 의도적인 시세조작 자체가 사기에 해당되며 임차인이 동조한 게 될 수 있다. 더욱이 이씨가 전입과 동시에 확정일자를 받아도 잔금을 치르는 날 집주인을 또다시 바꾸거나, 선수위 근저당권을 설정하면 이씨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을 확률이 크다.

세 모녀 사기단 사례와 같이 잔금일에 임대인을 바지사장으로 명의를 바꾸는 경우가 있는데 보증보험에 가입하더라도 대항력의 발생시점 임대인과 처음 계약서상 임대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고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어 고스란히 피해를 안아야한다. 일명 세 모녀 전세사기는 분양업자와 짜고 임대차보증금 298억원 상당을 편취한 사건이다.


임대인 세금 체납시 보증금 못 받아…제도 보완 절실


전세사기 유형 중에 손 놓고 당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바로 임대인의 세금 체납 문제다. 최근 전세사기 피해가 심각하다는 말에 최모씨는 전세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꼼꼼히 확인하고 확정일자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임대인의 세금 체납으로 압류가 걸렸다. 임대인의 밀린 세금때문에 최씨는 보증금을 날릴 처지에 놓였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임대인의 세금 미납으로 임대인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은 122억1600만원(101건)에 달한다. 벌써 지난해 연간 피해 보증금 93억6600만원(143건)을 넘어섰다.

현행법은 집주인이 동의를 해야 세금 체납여부 확인이 가능하고 세금 미납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전세계약을 맺더라도 이후에 세금을 체납하면 임차인은 경매 이후 세금을 제외한 금액만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의 세금완납증명서를 첨부하거나 중개사를 통해 세금 체납여부를 확인하게 하는 등 전세금 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임차인의 대항력이 발생한 후에 생긴 체납이라도 세금을 제외한 후 보증금을 돌려 받아야하는 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신탁된 부동산·외국인·법인과 계약 더 꼼꼼히 따져야


전셋집이 신탁된 부동산, 임대인이 외국인이거나 법인인 경우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탁된 부동산은 신탁회사가 임대인인데 위탁자가 마음대로 전세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착복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탁회사가 무단점유를 이유로 퇴거 통보를 하면 위탁자와 전세계약을 맺은 임차인은 나가야 한다.

외국인은 보통 외국에 거주하기 때문에 대리인을 내세우는 데 알고 보면 대리권이 없는 사람이거나 계약 이후 연락이 되지 않기도 한다. 외국인이 임대인이면 서류가 복잡하더라도 잘 확인해야 하고 소송으로 갈 경우 외국에 거주하기 때문에 소송절차가 더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도 있다.

법인은 파산하면 근로자의 임금 등이 우선적으로 해당 주택의 경매 낙찰가에서 빠져나가고 전세보증금을 받을 대상도 사라진다. 법인 역시 대리권 없는 대리인이 계약하는 경우도 있어 계약시 잘 확인해야 한다.

김예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최근 전세사기를 보면 알선브로커·공인중개인·임대인 등이 공모해 조직화·지능화 돼 세입자가 신경을 쓰더라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조직적으로 법의 허점을 이용해 덫을 놓는 경우가 많은데 단속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 김예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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