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OPS 리그 4위' 마침내 발동 걸린 야생마, 그런데 불러들일 타자가 없다

야시엘 푸이그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 5회초 솔로포를 때려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사진=OSEN

3경기 연속 홈런 포함 8경기 연속 안타.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가 마침내 발동이 걸렸다.

푸이그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4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키움은 투타 모두 압도당하며 LG에 3-12로 대패했지만, 푸이그의 공·수 활약이 있어 조금은 웃을 수 있었다.

1회 1사 1, 2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부터 좌전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3회에는 몸에 맞는 볼로 의연하게 걸어 나갔다. 5회에는 이민호의 초구 슬라이더(시속 137.3㎞)를 받아 쳐 잠실구장 중앙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5m의 1점 홈런을 때려냈다. 3경기 연속 홈런으로 모두 슬라이더를 받아친 것이었다. 7회에는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수비에서도 모처럼 메이저리그급 활약을 보였다. 키움이 3-9로 뒤진 7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채은성의 홈런성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내 1점만 내주는 선에서 그쳤다. 하지만 4번의 출루 중 푸이그가 홈플레이트를 밟은 적은 홈런을 쳤던 5회, 한 차례에 그쳐 씁쓸함을 남겼다.


최근 푸이그는 이정후(24)와 함께 키움 타선을 쌍끌이 중이다. 6월 중순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7월 초 돌아왔다. 복귀 이후로는 18경기 타율 0.329, 5홈런 15타점 OPS 1.013으로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하나로 거듭났다. OPS만 놓고 보면 리그 전체 4위다.

8월 들어서는 타점 생산에도 맛 들여서 8타점으로 최정(SSG)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뽑아내고 있다. 덕분에 올 시즌 내내 홀로 타점 부담을 떠안았던 이정후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

이정후(왼쪽)와 야시엘 푸이그./사진=OSEN

문제는 이 다음이다. 이정후는 테이블세터들을 불러들이고, 푸이그는 그런 이정후를 홈으로 인도하는데 집 떠난 야생마를 다시 불러들일 목동이 없었다. 송성문(26), 김혜성(23)이 주로 푸이그의 뒤에 들어섰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두 사람의 잔루는 리그 전체로 봐도 돋보이는 수준이어서 송성문이 잔루 207개로 1위, 김혜성이 182개로 4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이들만 탓하기엔 키움에 그만한 타자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막 잘하기 시작한 푸이그보다 송성문은 많은 타점을 생산했고, 김혜성은 타석 대비 잔루율 0.419로 0.441의 푸이그보다는 많은 타자를 불러들였다. 또한 송성문(97경기 417타석)과 김혜성(99경기 434타석)은 이정후(97경기 426타석)만큼이나 많은 경기를 소화해 이들을 빼놓고 키움의 전반기 2위라는 성과를 말할 수 없다.

시즌 초 기대를 모았던 신인 박찬혁(19)은 아직 성장이 필요하고, 이들 다음으로 많은 타점을 생산 중인 이지영(36), 김휘집(20)은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라 이 이상의 부담을 주기도 어렵다. 결국 수비 부담을 덜어주든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하든 김혜성, 송성문 두 사람이 해결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김혜성의 2루수 자리에 이재홍, 김주형 등을 투입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는 홍원기 키움 감독은 송성문의 백업 문제도 고심하고 있었다.

6일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송성문에게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 포지션 변경은 고려는 하고 있는데 실행 단계는 아니다. 이정후 빼고는 모든 선수들의 더블 포지션 소화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포지션 변동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