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4대 교역국"…中측, 박진 방중 앞두고 '칩4' 불참 우회압박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중국 정부의 입장을 보여주는 관영매체가 한국이 중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에 대한 견제 메시지를 내놨다. 이는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1~7월 한국과 중국 사이 수출입 규모가 2149억달러(약 28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8.9%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한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 규모는 17.9% 증가한 953억달러, 수입 규모는 1196억달러로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타임스는 이 수치가 첨단 기술 및 화학산업 공급·생산에서 양국 간 상호작용이 크다는 의미라고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도 한국이 중국의 4대 무역 상대국 위치를 유지하며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랴오닝사회과학원의 한반도 전문가인 뤼차오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상당 부분 억제된 만큼 경제 회복을 가속화 하기 위해 중국과 한국의 경제 및 무역 협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다만 교역 규모가 늘어난 것과 별개로 한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는 최근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약 30년 만이다. 중국의 지표에서도 드러나듯 한국의 대중 수출이 늘지 않아서인데, 이는 한국의 중간재 수출이 중국의 성장 둔화 및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증가 등 때문에 악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한편 이날 기사에서 한국이 '칩4' 가입 여부를 두고 딜레마에 빠지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다소 불확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칩4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 일본, 대만 정부에 제안한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다. 중국은 칩4가 자국을 기술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뤼 연구원은 "중국과 한국의 협력이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고 있는 만큼 한국이 맹목적으로 미국을 따른다면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한국이 경제 발전과 (미국에 대한) 정치적 복종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한국의 칩4 동맹 가입 움직임에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8일부터 2박 3일간 윤석열 정부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 중국 방문에 나선다. 뤼 연구원은 "박 장관의 방문을 통해 우호관계 및 경제협력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파악해 중국과 한국의 무역 협력을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