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적자 본 손정의…소프트뱅크, 2분기 순손실 30조원 넘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AFPBBNews=뉴스1

재일교포 3세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날 올해 4~6월 3조1627억엔(약 30조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액보다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1981년 창사 이래 가장 큰 분기 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소프트뱅크는 2005년 이후 17년 만에 두 분기 연속 적자를 낸 것이기도 하다. 2022년 1~3월 분기 적자액은 2조21006억엔(약20조3000억원)이었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에 4조9880억엔(약 48조원)의 흑자를 거뒀지만, 그 다음연도에 1조7080억엔(약 16조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연간 기준 일본 기업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소프트뱅크가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건 글로벌 주식시장의 부진 탓이다. 2017년 비전펀드 운용을 시작한 소프트뱅크는 매 분기 투자 대상 기업의 가치를 측정한 평가손익을 실적에 반영해 증시 상황에 따라 그룹 전체 성적의 희비가 갈린다. 비전펀드는 주로 정보기술(IT) 및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했는데, 이들 기업의 주가가 올들어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미국 우버테크놀로지, 한국 쿠팡 등이 그 예다.


소프트뱅크는 기술주 약세로 비전펀드가 부진한 실적을 내자 현금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프트뱅크가 향후 주식을 팔기로 하고 미리 매도금을 받는 선불선도계약을 통해 220억달러(약 28조7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손 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향후 전망에 대해 "겨울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모른다. 3개월이 될 수도 있고 3년이 될 수도 있다"며 "적자를 냈기 때문에 비전펀드의 새로운 투자처를 철저하게 엄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에) 책임을 느끼고 있지만 의욕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지금 내 뜻이나 비전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