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빚 대물림 방지' 민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과천=뉴스1) 민경석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9일 오전 국무회의가 끝난 뒤 경기 과천 법무부에 도착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첫 특별사면인 '광복절 특사'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사면심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2022.8.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성년 자녀가 부모의 과도한 빚을 떠안지 않도록 하는 민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성년이 된 후 스스로 상속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 '빚의 대물림'을 막겠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9일 이같은 내용의 민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곧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라 부모 등 피상속인이 사망해 상속이 개시된 경우 상속인은 △제한없이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단순승인 △상속재산에 속한 모든 권리의무를 승계하지 않는 상속포기 △상속받는 재산의 한도에서 채무를 변제하는 한정승인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상속되는 재산보다 채무가 더 많은 경우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하는 것이 상속인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현행법상 상속인이 미성년자인 경우 법정대리인이 상속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하지 않으면 미성년자가 부모의 채무를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돼 빚을 전부 떠안게 된다. 과도한 빚으로 성년이 된 후에도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없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부모의 빚을 상속받은 미성년자가 경제생활을 시작하는 데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성년이 된 이후 스스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후 상속재산보다 채무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을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성년이 되기 전 그 사실을 알았더라도 성년이 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한정승인할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은 원칙적으로 법 시행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부터 적용된다. 다만 상속 개시 후 법 시행까지 3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면 개정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빚 대물림 방지' 법안은 지난 정부부터 추진돼 온 것을 이어가는 것으로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며 "법무부는 정치나 진영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이익만을 기준으로 좋은 정책은 이어가고 나쁜 정책은 과감히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본 개정안을 신속하게 국회에 제출하고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