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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이 韓 토니를 만났을 때[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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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1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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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 최강국 대통령이 만나야 할 순서를 따지면 한국의 대기업 회장이 몇 번째나 될까요. 이런 게 미국의 경쟁력이구나 했습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최태원 SK 회장의 최근 면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고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이뤄졌다. 당초 대면 면담이 예정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화상으로 전환됐다. SK의 대규모 미국 투자 발표에 바이든 대통령이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였다.

최 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220억달러(약 28조8000억원) 규모의 미국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앞서 밝힌 7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분야 투자를 포함하면 총 대미투자액은 290억달러(약 38조원)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 면담에 앞서 최 회장을 그의 영어이름인 '토니(Tony)'라고 부르며 친근함을 나타냈다. 면담 도중에는 SK의 투자에 관해 "생큐"를 10번이나 입에 올렸다.

더 인상적인 장면은 회동 이후에 공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오늘 백악관에서 SK그룹 회장과 만났다"며 정원에 있는 최 회장 일행을 향해 손을 흔드는 사진을 올렸다. 집무실 창가에 선 바이든 대통령의 뒷모습과 멀리서 반갑게 화답하는 최 회장 일행의 밝은 표정이 하나의 앵글에 어우러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은 미국에서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데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오늘 면담은 화상으로 진행됐지만 나는 멀리서라도 인사할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고 적었다.

무엇이 79세 고령의 세계 최강국 대통령을 코로나 확진 와중에도 벌떡 일어서게 했을까. 우선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저조한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성과 마련이 시급했을 것이다. SK뿐 아니라 삼성,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의 잇따른 투자는 미국 제조업 분야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고,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한다.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국의 대표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주로 투자하는 분야는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공급망 및 첨단산업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한국 방문 때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가장 먼저 찾아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았고, 방한 마지막 날에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50분간 독대했다.

미국의 정치 리더십이 경제와 기업 투자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에 이들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도 알 수 있다. 1992년 중간선거에서 빌 클린턴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던 조지 H W 부시 현직 대통령을 무너뜨린 것도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구호였다.

단지 대통령의 환대나 구호만이 아니다. 미국 의회는 최근 '반도체 지원 법안',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핵심인 반도체,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안보 산업에 대한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내용이다.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시장에 대한 접근성에 파격적인 투자 혜택, 유연한 노동시장까지. 대한민국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 투자에 나선 배경이다.

이는 곧 민간 주도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이기도 하다. 세제와 각종 규제, 인프라를 개선하고, 해외 주요 국가와 비교해 경직된 노동 시장과 노조 우위의 노사 관계 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 형기가 만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제인들의 사면, 복권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도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 개정 사안은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꾸준히 이 길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 주도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윤 정부의 진심이 국민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 주춤하고 있는 국정 운영 동력을 다시 끌어올릴 정공법도 여기서 찾길 기대한다.

美 바이든이 韓 토니를 만났을 때[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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