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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혁신·지역성 균형 있게 고려한 규제자유특구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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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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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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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 회장
이성엽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 회장
지난 4일 정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제8차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개최해 전남 개조전기차특구 지정안 등 규제자유특구 3곳을 신규로 지정했다. 전남 개조전기차특구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해 무게증가에 따른 주행 안전성 기준을 마련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주행 안전성 관련 법령상 기준이 없어 신기술을 활용하는데 애로를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남 개조전기차특구에서 전기차 개조를 허용하면서 기준을 제정하는 것이다.

이처럼 규제자유특구는 지역을 단위로 지역과 기업이 직면한 신사업 관련 덩어리 규제를 패키지로 완화해 주는 제도로 특정 지역 전체에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예외다. 또한 규제자유특구는 신기술을 규제 없이 산업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규제 신속확인, 임시허가, 실증특례라는 규제혁신 3종 세트를 내용으로 한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했다는 점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융합,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 융합, 금융위원회의 금융혁신과 동일하다.

다만 규제자유특구는 산업육성을 위한 핵심규제완화라는 목표하에 비수도권을 대상으로 시도지사가 신청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기술 중심 개별 규제완화라는 목표하에 전국을 대상으로 기업이 신청하는 다른 규제샌드박스와 차이가 있다. 특히 규제자유특구는 규제유예를 넘어 국가혁신클러스터 등 각 부처의 지역산업 육성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제도 도입 3년차인 현재 규제자유특구는 규제로 막혀 있던 분야에 75개 실증, 149개 특례를 허용하고 지역 투자유치 2조7000억원, 신규일자리 창출 3000여명, 기업유치 239개사 등 지역경제 활력에 기여했다. 다만 이런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신산업 육성이나 관련법령 개정의 성과는 미미하다. 이에 정부는 특구 신청자격을 기초지자체까지 확대하고 대형사업의 경우 실증기간을 4년까지 연장하고 부처 법령개정계획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고도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혁신성과 지역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 규제자유특구제도가 혁신보다 지역성에 초점을 두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원래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기존 법령규정에도 불구하고 혁신성을 이유로 특정 기업에 규제적인 특권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종 경쟁기업에는 반사적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예컨대 개인정보 파기의무의 예외를 인정하는 블록체인특구의 경우 동 지역 외에 소재하는 기업의 경우 이런 특권을 누릴 수 없다. 물론 이번에 마련된 고도화 방안에 주소지와 관계없이 특례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협력사업자 개념이 도입된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이 가지는 데이터 삭제 불가능성은 이미 오랜기간 논의된 이슈고 이에 대한 기존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고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고 특정 지역에서만 이를 허용하는 것이 어떤 실익이 있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원칙적으로 규제 이슈가 법 개정을 통해 해결 가능하고 해당 규제 대상 산업이 특별히 해당 지역에서만 비교우위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규제자유특구는 기업가의 혁신과 정부의 규제에 대한 사전실험을 가능하게 하고 나아가 지역특화산업 육성까지도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동종기업의 경쟁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혁신성보다 지역성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경우 전체 국민의 편익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혁신성과 지역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규제자유특구를 포함한 규제샌드박스의 본질적 목표는 규제적용을 일시적으로 유예한 후 법 개정 여부를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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