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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시장은 묻는다…동학개미의 그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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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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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정치부장 /사진=박재범
박재범 정치부장 /사진=박재범
# 지난해 여름, 모 증권사 대표는 '윗선'에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상장 주관을 맡은 기업의 상장 일정을 미룰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형식은 '문의'였지만 실제론 '당부'이자 '주문'이었다. "많은 국민들이 공모주 물량을 받으면 좋지 않습니까?".

증권사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일정 연기는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게 됩니다. 해당 기업은 펀더멘탈과 무관한 오해와 억측에 시달립니다."

없던 일이 됐지만 그는 곧 깨닫는다. 정부가 내놓은 '중복 청약 금지·균등 배정'을 골자로 한 공모주 제도 개선 방안을 접하면서다. '1억원 넣고도 1주도 못 받는다' 등의 아우성에 정부는 맞장구를 쳐줬다. '공정·평등'의 그럴싸한 명분이었다.

게다가 동학개미의 요구는 선(善), 그 자체였다. 공매도 금지 연장 등도 개미를 만족시키기 위한 포퓰리즘의 전형이었다.

금융당국은 하소연한다. 달라진 세상에서 정책 대상과 포커스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시장은 묻는다. "자본시장의 안정적 수요 기반을 고민하는지…"

# "개인 투자자가 사고 팔면 우리야 좋지만…". 다른 증권사 대표의 걱정도 같다. "공모주를 매개로 국민들을 다 끌어들이는 게 과연 좋은 것일까"라고 묻는다.

올들어 주식시장이 한풀 꺾였지만 동학개미 열풍 후 국내 시장에서 개미의 비중은 역대급이다. '쏠림'은 곧 시장 기반의 왜곡을 뜻한다.

정부가 2000년초 이후 추구해온 자본시장 수요 기반 확충 노력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2000년초 주식시장에서 개인 비중은 43% 수준이었다. 이 역시 세계 가장 높았다.

정부는 개인 비중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고 분석했고 기관 육성 방안을 만들었다. 공모 펀드 활성화, 연기금 주식 투자 확대 등은 그 일환이었다. 개인 비중은 35% 안팎까지 떨어졌다가 코로나19 때 다시 급증한다. 시장의 거래대금의 60% 가량이 개미다. 코스닥에서 개인 비중은 80%를 넘는다.

'간접투자=바보'라는 인식 속 공모펀드는 사라졌다. 시장은 묻는다. "개미 중심의 시장이 지속가능한지…"

# 최대 큰 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역시 다른 길을 간다. 지난해 8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19%. 9개월 뒤인 지난 5월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은 16.7%다.
비중만 준 게 아니라 실제 절대 금액 자체가 감소했다. 지난해 8월 국민연금의 전체자산(930조원)에서 국내 주식 비중(19%)을 따지면 국내 주식 금액은 177조원이다. 올 5월말 전체 자산이 990조원을 늘었지만 국내주식 금액은 151조9000원으로 줄었다.

비중만 유지해도 절대 금액이 증가할텐데…. 국민연금의 목표는 국내주식 비중 축소다. 대신 해외로 나간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 국민연금 해외투자가 지목되는 것과 별개로 국내 주식 시장 기반을 흔드는 것은 분명하다. 국민들이 사실상 '저축'한 돈을 해외로만 돌리면 자본시장의 수요 기반은 무너진다.

# 자본시장의 수요 기반은 넓고 탄탄해야 한다. 기관과 연금이 필요한 것은 풍부하고 안정적 자금이기 때문이다. 기관과 연금이 없는 시장은 ' 그저 개미들의 놀이터일 뿐이다.

기반이 흔들리니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자본시장 최대 이슈가 언제나, 항상 '공매도'다. 정치권이 떠드는 것이야 그렇다쳐도 금융당국도 몸을 낮춘다.

"필요시 금지할 수 있다"(김주현 금융위원장) 등의 사탕발림은 본질을 흐린다. 태도 자체가 어정쩡하니 매듭짓지 못한 채 논란이 이어진다. 금융당국 스스로 알고 있는 답을 명확히 해 주면 그 자체로 끝난다.

할 일은 따로 있다. 부동산 정책을 말할 때 모두 공감하는 게 공급이 최우선이라는 점이다. 자본시장도 마찬가지다. 수요 기반이 탄탄하지 않으면 모래성일 뿐이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

장기 투자를 유도하고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정부에게 주어진 과제다. 물적분할 후 재상장, 주식매수청구권 등도 중요한 과제겠지만 이슈만 쫓다보면 어디 서 있는지 잊게 된다. 시장은 묻는다. "시장의 안정적 수요 기반을 어떻게 확충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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