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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투자자의 "신뢰", 비로소 완성되는 자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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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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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익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사진=한국거래소 제공
김근익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사진=한국거래소 제공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청년기였던 1890년대 중반 자본시장의 중추인 증권거래소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19세기 독일에선 대량의 곡물 유통으로 곡물가격 등락이 극심했다. 농업기술 부흥으로 러시아·미국·아르헨티나의 생산량이 급증하며 곡물가격이 크게 하락했는데 독일 국민들은 거래소의 선물거래가 외국산 곡물 유입의 원인이라며 가격 하락의 화살을 돌렸다.

막스 베버는 국민의 불신과 거래소 폐쇄 주장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그는 '거래소'라는 논문에서 선물거래는 가격변동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적인 보험수단이며 거래소는 거래비용을 축소시키고 국가경제를 부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열강에 비해 낙후된 독일이 부강해지려면 자본시장의 발전이 수반돼야 하며 시장 참여자의 '신뢰'가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었다.

우리 자본시장법 제1조도 '자본시장의 공정성·신뢰성 및 효율성을 높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정과 신뢰를 효율보다 앞서 강조하고 있는데 막스 베버의 시장신뢰를 통한 경제부흥 정신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자본시장의 신뢰를 공고히 하려면 공시제도와 불공정거래 규제제도 두 축이 제대로 서야 한다. 자본시장은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는 시장의 신뢰를 함께 손상시킨다는 점에서 타 사기행위와 달리 중대 범죄로 취급하며 자본시장법은 기망에 의한 이익취득이 없어도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 처벌이 가능토록 허용하고 있다.

정부는 주가조작 엄벌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009년 무자본 M&A 등 신종 불공정거래 대응을 위한 부정거래 포괄규제 도입, 2013년 주가조작 근절을 위한 자본시장조사단 출범, 2015년 시장질서 교란행위 과징금 제도 도입 등 불공정거래 규제를 지속적으로 보강했다.

최근에는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출범시키고 내부자거래의 사전공시의무 부과, 불공정거래 행위자의 시장참여제한 등 다양한 제재수단 도입을 검토하면서 금융당국의 단호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법적·제도적 환경과 그에 대한 집행도 중요하지만 이에 발맞춘 상장사·금융투자회사 등 시장 참여자의 동참도 필요하다. 불공정거래 행위자는 끝내 처벌받는다는 인식 전환이 더해진다면 이 모든 노력은 국내외 투자자의 '신뢰'를 쌓는 초석이 될 것이다.

요즘 '믿보'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믿고 본다'의 줄임말로 여기에 담긴 의미가 새삼 와닿는다. 가성비가 중요한 요즘 사람들에게 시간은 귀한 자원인데 선택의 찰나를 줄여줄 '신뢰'가 쌓였을 때 그 단어가 쓰인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길 바라며 시장관계자와 참여자 모두의 노력으로 우리 자본시장이 또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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