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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부 스스로 만든 '도덕적 해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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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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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7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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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민생안정 금융과제' 발표 이후 '도덕적 해이'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빚 내서 투자한 청년들의 투자손실까지 왜 정부가 떠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논란은 오해가 쌓여 생긴 측면이 크다. 금융위원회 해명대로 정부가 다음달 말부터 1년 간 한시 운영하려는 '저신용 청년 특례채무조정'은 기존 신용회복위원회(이하 신복위)의 신속채무조정 제도와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대상만 '만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로 한정했을 뿐, 기존 제도처럼 빚보다 재산이 많으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자를 조금 깎아주고, 상환을 늦춰줄 뿐 원금 탕감은 전혀 없다. 무엇보다 채무조정 이후에는 신용카드, 마이너스통장 사용이 금지되는 등 불이익이 따른다. 오히려 정부 발표 내용만 믿고 신복위를 찾았다가 지원 대상이 아니라거나, 기대보다 못한 지원 내용에 실망할 청년들이 생길지 모를 일이다.

되짚어야 할 건 따로 있다. 정부 스스로가 '도덕적 해이'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제도 도입 발표 당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자산 가격 조정에 따라 저금리 환경에서 돈을 빌려 주식, 가상자산 등에 투자한 청년들이 경제적·심리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말해 불필요한 오해를 샀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에 따른 실직 등으로 빚에 허덕이며 생활고를 겪는 취약청년 지원이라는 당초 정책 취지보다는 '빚투 청년 지원'이 부각됐다.

얼마 전 만난 신복위 관계자는 광주 조유나양 일가족의 뉴스를 접하고, 조양의 부모가 신복위 존재를 알았다면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조씨 부부 명의의 카드빚과 대출 규모 정도면 신복위 상담 후 충분히 재기를 노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안타까움이었다.

여전히 신복위란 채무조정 기관과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부가 금융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소득이 낮거나 일자리를 찾지 못해 빚에 허덕이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제도가 있으니 도움이 필요한 청년은 신복위를 찾으라고 홍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면 어땠을까. 이번 대책은 새 정부가 취약층 지원과 보호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정책이다. 의욕만 앞선 발표가 청년 금융부채 문제 해결을 외려 꼬이게 한 것은 아닌지 정부 스스로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사진=박광범
/사진=박광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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