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지하·옥탑방·고시원 중 반지하 먼저 줄여야"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른바 지·옥·고(지하, 옥탑방, 고시원)로 불리는 열악한 주거환경 중에서 침수 피해에 노출된 반지하주택부터 줄여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시가 집중호우 피해를 고려해 반지하주택 일몰제를 비롯한 대책을 발표한 뒤 실효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적극 항변한 것이다.

오 시장은 18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하, 옥탑방, 고시원 중에 제일 먼저 줄여나가야 하는 것은 반지하가 선순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엄마 아빠 행복 프로젝트'로 육아문제 해결 대책이 주제였지만 오 시장은 질의 응답 중 반지하가구에 사는 영유아 육아 문제가 거론되자 최근 발표한 대책 내용을 언급하면서 적극 해명에 나섰다.

오 시장은 언론에 나온 '반지하주택 퇴출, 금지' 등 표현에 가려 정책 추진 방식에 오해가 생겼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거약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옥·고 문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게 평소 문제 의식"이라며 "그러던 차에 반지하에서 사고가 일어났고, 지하·반지하 주택은 충분한 기간 두고 줄여나가겠다고 한 것인데 퇴출, 금지 이렇게 (기사) 제목으로 뽑혀서 사회적 거부감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오 시장은 반지하주택 거주자의 공공임대 재건축 단지 이주와 관련 "시는 원래 (준공) 30년 임대주택 재건축 계획이 있었다"며 "임대주택도 한 30층까지 끌어올려서 물량이 2~3배 늘어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민간 주택도 늘려나가면 차츰차츰 자연스럽게 20년 정도 흐르면 양질의 임대주택이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개발, 모아타운 사업을 진행하는 열악한 주거 단지가 침수 지역과 겹치는 곳이 많다. (정비사업을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연간 8000호씩 (반지하주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또 이번에 침수 사고가 발생한 지역 거주자 중 긴급 탈출이 힘든 중증 장애인 가구를 대상으로 추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