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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집무실 앞도 국방부 앞도 '시위' OK"…법원 줄줄이 허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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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시호 기자
  •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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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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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 '집회금지 집행정지' 서울행정법원 결정문 분석

경찰이 용산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서 집회·시위를 하겠다고 신고한 단체들과 법정에서 다퉜지만 연패를 면치 못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직후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분리하면서 집회·시위를 규제할 법률적 근거가 약해진 탓이다.

옥외집회 주최자는 경찰로부터 금지통고를 받을 경우 관할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다.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적법한 집회가 가능해진다. 서울행정법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집무실 근처 옥외집회에 내려진 금지통고에 대해 접수된 집행정지 신청을 총 9건 심리한 끝에 모두 '일부 인용'을 결정했다.

법원이 9차례에 걸쳐 집회·시위를 허용한 집무실 근처 장소는 어딜까.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이달 4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집행정지 결정문들을 머니투데이가 분석했다.


법원, 국방부 정문 · 전쟁기념관 앞 집회 대거 '허용'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용산 대통령 집무실은 서울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과 녹사평역 사이 국방부 영내에 위치한다. 국방부 부지는 두 역 사이 동서로 뻗은 이태원로 남측에 위치하며 북쪽 전쟁기념관과 마주보고 있다.

집회 단체들은 집회 장소로 부지 북서쪽 국방부 정문과 맞은편 전쟁기념관 앞을 선호했다. 국방부 부지 둘레 중 왕복 5차선 도로가 있어 통행량이 활발한 곳이다. 법원도 해당 지역에 신고된 집회를 대체로 허용했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주변을 지나간다'는 이유로 용산경찰서장이 옥외집회 금지를 통고하자 최초로 집행정지를 신청해 지난 5월11일 법원의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아낸 단체다.

당시 법원은 심리 끝에 무지개행동 집회참가자 500명이 올해 5월14일 용산역광장~LS용산타워~삼각지역~녹사평역~이태원광장 방향 2.5km 구간 인도와 하위 1개 차로에서 1시간30분동안 행진해 국방부 정문 앞을 지나가도록 허용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같은 경로를 같은달 28일자 집회신고서에 역방향으로 적어내 법원의 집행정지 일부 인용 결정을 한 차례 더 얻어냈다.

전국철도노조는 행진 참여 인원을 크게 늘려 서울역 12번 출구에서 삼각지역을 거쳐 전쟁기념관 앞까지 이어지는 4000명 규모 행진을 신고한 뒤 허용 결정을 받았다. 법원이 '1회에 한해 1시간 이내에 최대한 신속히 통과한 뒤 해산하라'는 단서를 달았던 이 행진은 올해 6월28일 진행됐다.


전쟁기념관 앞 반복 집회도 '허용'…정상회담 땐 다소 제한


용산전쟁기념관 앞 인도에서 바라본 국방부 정문./사진=뉴스1
용산전쟁기념관 앞 인도에서 바라본 국방부 정문./사진=뉴스1
국방부 정문 주변에서 반복적으로 집회·시위를 열겠다는 신고 역시 법원의 허용 범위에 들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올해 6월 14·15·21·23·28·30일, 7월 5·7일 각각 저녁 5시부터 8시까지 전쟁기념관 앞에서 499명이 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신고했다. 경찰은 재차 금지를 통고했지만, 법원은 참가인원만 300명으로 조정해 집회를 허용했다.

다만 법원은 한미정상회담과 집회가 맞물리자 집회 단체의 동선을 일부 변경하기도 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은 회담 당일인 올해 5월21일 삼각지역과 녹사평역 사이 집무실 북쪽 경계선을 왕복하겠다고 신고했다. 이때 법원은 '전쟁기념관 정문 앞 양측 인도'로 경로를 바꿔 집회를 일부 허용했다.

참여연대도 회담 당일 △국방부 정문 앞 △전쟁기념관 앞 △용산 미8군 기지 1번·2번 게이트 앞 △삼각지역 12번·13번 출구 앞에서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각 장소의 인도와 하위 1개 차로를 점유하겠다는 총 800명 규모 집회·시위 계획을 신고한 바 있다. 법원은 이때도 '전쟁기념관 앞 인도 및 하위 1개 차로'에서 낮 12시부터 저녁 5시까지 시위할 수 있도록 경찰이 내린 금지 통고의 효력을 일부 정지했다.

참여연대의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집회 장소를 변경한 이유로 회담 당일 '극심한 교통 정체가 우려되는 점', '신청인의 의도를 벗어나 공공질서를 훼손하는 돌발 상황이 일어날 위험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제시했다.


법원 "집무실, 관저 아냐…장소 선택은 집회 자유의 핵심"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이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도로에서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2.05.14.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이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도로에서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2.05.14.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공관의 경계 지점 100미터 이내 지역은 집회시위법 11조 3호에 따라 집회·시위가 금지돼 있다. 전임 대통령들은 관저와 집무실이 한 울타리 안에 세워진 청와대에서 생활했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집무실을 옛 국방부 청사로 이전했다.

무지개행동의 첫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연혁 등을 고려해 보더라도,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는 것"이라며 해당 법률조항의 '관저'가 집무실을 포함한 표현이라는 경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같은 법원의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도 촛불행동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행정13부의 판단을 인용했다. 이어 "집회를 통해 관철하고 싶은 주장이나 공론장에 알리고자 하는 의사표현의 내용은 집회가 열리는 장소와 불가분적인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집회의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집회의 자유의 핵심적 내용 중 하나가 된다"고 덧붙였다.

전국철도노조의 집행정지 신청에 일부 인용을 결정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강우찬)는 앞선 결정을 원용하며 "의회가 대통령 집무실 자체를 집회·시위 금지 장소로 정하는 입법을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위헌 소지 역시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법률조항의 집회·시위 금지구역에 대통령 집무실이 명시되지 않은 것은 '국민의 목소리와 고충을 직접 듣고 자유·복리를 증진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대통령 직책의 특수성'이 반영됐다는 취지다.


경찰, 소송전 불사…집시법 개정은 '첩첩산중'


법원이 연달아 집회 허용을 결정했지만 경찰은 소송전을 계속하고 있다. 참여연대와 평통사는 올해 5월 경찰의 금지통고에 대해 각각 집행정지 신청을 내며 본안소송을 함께 제기했다. 이 중 평통사는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한 뒤 본안소송에 대해 소취하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 측은 부동의서를 제출해 법정에서 계속 다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임호선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은 무지개행동 등 3개 단체가 낸 집행정지 신청에 맞서기 위해 정부법무공단 변호사 선임료를 건당 150만원씩 지출했다. 참여연대·평통사와의 법정다툼에 대해서는 집행정지와 본안소송 사건을 묶어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을 선임하고 건당 1500만원씩 집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집회·시위 금지구역에 대통령 집무 공간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집시법 11조 3호를 개정하려 하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구자근·박대출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각각 올해 4월20일과 6월10일 대표 발의했지만 모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한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대통령 당선인들이 거듭해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청와대를 공언하고, 집무실 이전을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관저 인근 역시 집회금지 구역으로 남겨둘 이유가 없다"며 집시법 11조 전체에 대한 폐지안을 올해 6월13일 발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올해 3월20일 기자회견 당시 대통령실 이전이 "국민과 소통하며 일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소속 시민소통비서관실에서는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의 연결 차단하는 대응방안 모색 필요"라고 기재된 올해 6월30일자 '집무실 앞 집회 및 시위 입체분석' 문건이 유출돼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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