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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도박이 재앙 초래"…터키, 물가 80% 폭등에도 금리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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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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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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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4%→13%, 작년 12월 이후 8개월 만…
대통령 '금리인하' 기조·외환보유고 증가 영향인 듯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AFPBBNews=뉴스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AFPBBNews=뉴스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의 상식을 뒤엎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BC·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시장의 예상을 뒤집는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TCMB)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14%에서 13%로 무려 1%포인트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금리를 15%에서 14%로 내린 이후 8개월 만에 또 1%포인트 인하한 것이다.

TCMB는 성명에서 "3분기 선행 지표들이 경제활동의 모멘텀 상실을 나타내고 있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성장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산업생산 성장 모멘텀과 고용 호조세를 유지하려면 재정 여건이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고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 도박이 재앙 초래"…터키, 물가 80% 폭등에도 금리인하

그러나 경제전문가와 주요 외신은 튀르키예의 이런 결정에서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금리인하가 튀르키예의 물가상승률이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단행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고(高)물가를 잡고자 기준금리를 올린다. 금리가 인상되면 시중 유동성이 줄어 물가가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고집에 금리를 계속 낮추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상을 "모든 악(惡)의 어머니"라고 비판하며 고금리가 고물가를 촉발한다는 주장을 앞세워 금리인하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 낮은 금리가 투자를 촉진하고 강한 고용시장을 만들고, 리라화 가치를 낮춰 자국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해 경제성장을 이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저금리가 1000만개의 일자리를 지키는 데 도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플레 외면' 어처구니없는 행보에… "또 다른 재앙온다"



"대통령 도박이 재앙 초래"…터키, 물가 80% 폭등에도 금리인하

에르도안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튀르키예의 물가상승률은 끝없이 오르며 경제성장률을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TCMB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79.6% 상승해, 6월에 기록했던 1998년 1월(84.64%)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6월 CPI 상승률은 78.6%다.튀르키예 중앙은행은 공식적으로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5%로 잡은 상태다.

영국 런던 기반 자산관리그룹인 블루베이자산운용의 팀 애쉬 선임 신흥시장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80%에 육박했는데, 여전히 금리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라며 "이들은 분명 러시아와 걸프 지역에서 유입된 자금으로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늘고 있다고 고려해 금리인하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여전히 러시아와 무역 거래를 하고 있다. 또 원유가 풍부한 걸프 국가들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과거 긴장 관계를 청산하고 외교적 협력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튀르키예(터키)의 한 신발가게 주인이 손님이 없는 가에서 머리를 붙잡고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AFPBBNews=뉴스1
튀르키예(터키)의 한 신발가게 주인이 손님이 없는 가에서 머리를 붙잡고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AFPBBNews=뉴스1

기준금리 인하는 리라화 표시 자산 가치를 하락시키고, 외국인 자금 유출을 유발한다. 하지만 튀르키예 측은 해외 정부 자금 유입으로 외환보유고가 늘어나고 있어 이런 손실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18일 금리인하 조치 이후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18리라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초 달러당 7.5리라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뛴 것으로, 리라화 가치는 1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화폐 환율과 가치는 반대로 움직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의 이런 판단이 틀렸고, 앞으로 더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TD증권의 크리스티안 마지오 신흥시장 전략가는 "이번 인하는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방치하고, 경제성장을 우선시한다는 것이 더 확고해졌다"며 "인플레이션이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이런 방법은 재앙을 초래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은행에 대한 부채 등을 고려해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610억 달러(약 80조9775억원)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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