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초격차' 이끌 100만 인재 키운다

SK텔레콤과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디지털 분야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조성한 ‘K-디지털 플랫폼’에서 디지털 교육과정을 수강 중인 학생들의 모습. /사진=뉴스1

정부가 앞으로 5년 간 100만 명에 달하는 디지털 인재를 양성한다. 교육현장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반도체·소프트웨어(SW) 같은 첨단 산업은 물론 사회 전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미래 인재 확보에 나선다. 맞춤형 전문 인력을 키우고, 전 국민의 디지털 기초역량까지 끌어올린단 계획이다.


교육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이하 종합방안)을 국무회의에서 보고하고, 내년부터 2026년까지 총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을 목표로 관계부처와 교육·산업계가 함께 마련한 세부 이행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AI·SW·반도체까지…디지털 인재가 미래이번 종합방안은 연금·노동개혁과 함께 교육개혁을 3대 핵심과제로 제시한 윤석열 정부의 교육분야 1호 국정과제에서 비롯됐다. 한국 경제 핵심 전략산업이자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며 산업계 전반에서 디지털 인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빅데이터와 메타버스,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등 신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재 수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향후 5년 간 디지털 분야 인재 수요는 약 73만8000명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첨단 산업 뿐 아니라 일상생활 등 사회 전 영역에서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어 관련 수요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디지털 분야 인재양성 규모는 지난해 정부 재정사업 기준으로 석·박사급 1만7000명을 포함해 약 9만9000명 수준에 불과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인재양성 주체인 교육 현장에서부터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디지털 기초소양을 갖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직업계고 인재양성 현장 방문 △첨단산업 인재양성 특별팀 운영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토론회 등 산업계와 교육계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들과 폭 넓은 토론을 거쳐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특히 다양성과 확장성에 방점을 두고 교육체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진행한다. 세부적으로는 △다양한 수준의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국민들의 디지털 친숙도 제고와 역량 함양을 위해 디지털 교육 저변 확대 △디지털 인재양성 과제들의 원활한 추진을 돕기 위한 디지털 교육체제 대전환 등이 포함됐다.
'100만 디지털인재' 양성 로드맵은우선 고도화된 디지털 전문인재를 키우기 위해 규제 개선 등 교육분야 제도 유연화에 나선다.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에서 제시된 첨단분야학과 신·증설 및 정원기준 유연화 같은 고등교육 규제개혁과제 관련 사항을 디지털 분야에도 적용한다.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SW 중심대학', '신산업특화 전문대학' 사업을 확대해 디지털 첨단분야 전공자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


디지털 영재 육성 교육도 강화한다. 영재학교와 과학고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AI, SW 특화 교육과정을 시범 운영하고, 2025년까지 영재학급도 70개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 6개에 불과한 디지털분야 산업수요 맞춤형 마이스터고도 권역별 1~2개교로 확대하고, '디지털분야 취업 맞춤 특기병'을 통해 군 복무 중에도 디지털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문·사회 등 다양한 전공 분야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내년부터 대학·민간 연계 집중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학사제도를 유연화해 융복합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 또 다양한 디지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기업에게 인프라 지원, 정부 연구개발 사업 가점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디지털 리더스 클럽'으로 인증제도를 운영해 기업이 주도하는 디지털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산업 현장 뿐 아니라 일상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인재도 길러낸다. 보편적 공교육 내에서 디지털 역량을 함양할 수 있게 정보교육 수업시수를 초등학교는 34시간, 중학교는 68시간 이상 확대 편성하고 △초·중학교 코딩 교육 필수화 △SW·AI 융합교육 활성화를 시행한다. 2024년부터 3년 주기로 '성인 디지털역량 진단조사'를 실시해 문해교육을 강화하고 교육소외지역 학교 1800개에 디지털 튜터도 배치할 방침이다.

정부는 아울러 디지털 인재양성 정책과 사업·연구를 총괄 지원하는 전문기관을 설립하고 우수 유학생과 해외 인재를 적극 활용하는 정책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사회관계장관회의·인재양성 전략회의 등 범부처 협업체계를 통해 추진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 초급(고졸·전문삭사) 16만명, 중급(학사) 71만명, 고급(석·박사) 13만명 등 100만명의 디지털 인재를 공급한단 구상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전 사회 분야에서 활약할 다양한 인재들이 디지털 전문성을 갖추도록 지원하기 위해 대학, 기업, 민간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행·재정적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며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살아갈 모든 국민이 기초소양으로서 디지털 역량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디지털 친화적 인재를 적극 양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