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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하다 '급정거', 허리 부러진 택시기사…"산재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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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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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2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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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X파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쩌다 장시간 운전을 하고 차에서 내리면 온몸이 뻐근하고 찌뿌듯할 때가 있습니다. 한 자세로 오랫동안 긴장을 한 채로 운전을 했기 때문이겠죠. 종일 앉아서 차를 운전해야 하는 게 일인 택시 기사분들은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장시간 운전을 하다 잠깐의 졸음운전 때문에 급정거해 허리 부상을 입게 됐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까요? 실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2016년 7월 새벽 4시쯤 손님을 태우고 운전하던 택시 기사 A씨는 갑자기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호소하며 쓰려졌습니다.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진단 결과 급성 허리뼈 골절과 인대 손상이 확인됐습니다.

A씨는 통증을 느꼈던 전날 저녁 7시쯤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가 넘을 때까지 계속 근무하면서 몸이 경직된 상태였는데, 운전 도중 순간적으로 졸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급브레이크를 밟다가 허리에 충격을 받아 골절이 발생한 것입니다. A씨는 이번 사고가 업무와 연관성이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의 재해'는 업무상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합니다.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인과 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 업무와 부상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추정되는 경우도 인정됩니다.

그러나 공단은 골절과 A씨의 업무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A씨는 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해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합니다.

대법원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대법원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법원은 어떻게 봤을까요.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만으로는 당시 택시를 운전하다 급브레이크를 밟았다는 이유만으로 허리 골절이 일어났거나, 기존 질환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또 당시 조수석에 탑승했던 승객은 '이상하게 속도가 너무 줄어들고 있어 옆으로 보니 A씨가 쓰러졌다'고 진술하는 등 차가 흔들리는 등 특이사항이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판단이 달랐습니다. 먼저 정형외과 전문의가 '9시간 이상 장시간 운전하던 A씨가 시속 130㎞로 커브 길을 돌다 졸음운전을 한 사실을 깨닫고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가 급히 떼어 차가 주춤했다면 골절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법정에서 진술한 것을 의미 있게 받아들인 것입니다.

또 택시가 사건 발생 직전 시속 130㎞ 정도로 속도를 높였다가 곧 속도를 줄여 정차했다는 점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볼 수 있다고 봤고, A씨가 이 상병으로 앞으로는 택시를 정상적으로 운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택시의 운행 기록, 이전 약 9시간 동안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운전해 외부 충격에 취약한 상태였던 점, 의학적 소견 등을 종합해 A씨의 상병이 업무와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비록 승객과 A씨의 진술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A씨가 브레이크를 밟은 사실은 맞고, A씨와 승객의 기억이 정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줬습니다. 대법원에서도 2심과 같은 판결을 했고 A씨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관련법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
② 업무상 부상을 입은 근로자에게 발생한 질병이 다음 각 호의 요건 모두에 해당하면 법 제37조제1항제2호나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1. 업무상 부상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인정될 것
2. 기초질환 또는 기존 질병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증상이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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