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좀 먹어라" 청년들에 음주 권하는 日, 세금 때문에…'반발'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사진=AFPBBNews=뉴스1

일본 국세청이 정부가 주류세 수입을 늘리기 위해 젊은이들에게 음주를 장려하는 캠페인을 벌여 논란을 빚고 있다. 누리꾼들은 국민의 건강을 희생해 세수를 걷으려 한다며 금주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논란이 된 건 지난달 시작된 '사케비바' 공모전이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주류 산업을 재활성화할 수 비즈니스 계획을 모집하는 것인데 이번 주 국내외 매체에서 잇따라 보도되면서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가 알콜중독과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 등을 우려해 음주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것과 달리 정부가 나서 음주를 늘릴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일본 누리꾼들은 "술을 안 마시겠다는데 나라가 말리다니", "국민 건강을 희생해 세금을 걷겠다는 거냐", "이렇게 세금 걷어봤자 의료비로 다 쓰일 거다", "이런 공모전 때문에 세금이 줄줄 새는 거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이 캠페인을 중단할 때까지 절대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부 누리꾼은 '사케비바' 공모전의 인터넷 주소가 'sakeviva'가 아닌 'sakebiba'인 점도 지적했다. 만세라는 의미의 스페인어인 'viva'의 철자를 몰라서 'biba'로 한 것 아니냐는 조롱성 반응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일본 국세청은 "이번 캠페인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인구 감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유로 술을 마시는 청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주류 산업을 홍보하려는 목적"이라면서 "성장을 독려하는 것이지 무리한 음주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필사적으로 주류 산업을 띄우려는 건 인구 감소, 고령화, 코로나19 팬데믹 등이 맞물려 소비되는 술의 양이 줄면서 주류세 수입 역시 크게 줄어들고 있어서다. 1980년 세입의 5%를 차지하던 주류세 비중은 2020년 2%까지 떨어졌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1995년 일본 성인 1인당 주류 소비량은 100ℓ였지만 2020년에는 75ℓ로 4분의 1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