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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거절한 '우영우'에 150억 투입, 10배 벌었다…콘텐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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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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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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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IT]Insight + Insider

/사진=KT
/사진=KT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 콘텐츠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KT가 담당한 기획·투자, ENA이라는 생소한 채널명.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시작할 당시만 해도 누구도 이 정도의 신드롬을 일으킬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콘텐츠 소비 방식으로 자리잡은 지금, 지상파방송 마저 10%의 시청률을 넘기기 힘든 상황에서 인지도가 미미한 케이블 방송 채널이 꾸준히 1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우영우가 '오징어게임'과 더불어 한국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미친 여파와 상징성도 적지않다.


본방 시청률 17.5%·넷플릭스 3주 연속 1위


20세부터 49세까지 이상한 드라마 우영우 본방 시청률. /자료=KT
20세부터 49세까지 이상한 드라마 우영우 본방 시청률. /자료=KT

1회 0.95%의 시청률로 시작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지난 18일 최종화인 16회에서 17.5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지켰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21.86%까지 기록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집계한 주간 톱10 차트에 따르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현재 3주 연속 비영어권 TV 부문 1위를 기록했다.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에 따르면 7월 1주차부터 8월 1주차까지 콘텐츠 랭킹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도 우영우는 주목받았다. 7월 첫 주에는 일본·홍콩·인도네시아 등에서 TV쇼 차트 1위를, 전체 넷플릭스 쇼 기준으로는 8위를 기록했다.

우영우의 성과는 제작 기획과 투자를 담당한 KT와 콘텐츠를 유통한 KT스카이라이프의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상반기 KT스튜디오지니를 포함한 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285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4.7% 성장했다. 같은기간 KT스카이라이프의 매출도 45.2% 증가한 2542억원을 기록했다.



오징어게임 이후 K-드라마 저력 재확인



/사진=KT
/사진=KT
우영우의 성공은 오징어게임 이후 생소한 소재라도 완성도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K콘텐츠는 얼마든지 글로벌 시장에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예민한 소재인 장애,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배우들의 열연, 여기에 섬세한 연출까지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국 법정을 배경으로 한 법률드라마임에도 수많은 해외 팬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그만큼 K컬처에 글로벌 시청자들이 상당히 익숙해졌고 독특한, 국지적 소재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유튜브의 ENA와 에이스토리 채널 우영우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수많은 글로벌 시청자들이 인상깊은 장면과 스토리 라인마다 댓글들을 달며 호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CNN은 최근 "우영우는 넷플릭스에서 31개 언어로 번역돼 방영되는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얻은 것이 성공의 견인이 됐다"며 "한국 콘텐츠는 지난해 오징어게임의 엄청난 성공 이후, 넷플릭스에서 특히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우영우'의 힘"…콘텐츠 회사로 우뚝 선 'KT'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 지난 4월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올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드라마와 함께 내년도 방영을 위해 기획 중인 작품까지 총 24개의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KT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 지난 4월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올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드라마와 함께 내년도 방영을 위해 기획 중인 작품까지 총 24개의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KT

우영우의 성공은 텔코(통신기업)에서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KT (37,400원 ▲100 +0.27%)에게도 상당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KT는 지난해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하며 투자·제작·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KT 산하의 KT스카이라이프·올레tv 등 IPTV·현대HCN 등 유료방송부터 OTT 서비스 시즌, 음원 서비스 지니뮤직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 스토리위즈·KTH·나스미디어 등 콘텐츠 기업까지 연결해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전략이었다.

KT스튜디오지니 출범 당시 구현모 KT 대표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 중 가장 큰 규모로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2023년까지 1000개 이상의 원천 IP(지식재산권)와 100개 이상의 드라마 IP를 발굴하고, 각 드라마 타이틀 당 최대 500억원, 전체 규모로는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초 KT의 콘텐츠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지는 않았다. 실패할 확률이 높고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콘텐츠 사업을 통신 기업인 KT가 꾸려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에서다. 콘텐츠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력도 없었다.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듯 KT스튜디오지니는 출범 2년이 채 되지 않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지상파에서 거절했던 우영우에 150억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투입해 대박을 터뜨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KT 그룹 미디어 콘텐츠 밸류체인. /자료=KT
KT 그룹 미디어 콘텐츠 밸류체인. /자료=KT




우영우가 보여준 원천IP 효과, 가장 이상적 성공방정식


우영우 신드롬은 원천 IP를 통한 성장을 꾀하는 미디어 콘텐츠 회사에게 가장 이상적인 성공 방정식이다. 성공한 IP를 보유하면 이후 확장을 통해 추가 수익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24,650원 ▲700 +2.92%)는 우영우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시즌제·IP 확장 시 더욱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다. 이는 킹덤이나 오징어게임 등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은 제작사들이 제작비 외에 추가 수익을 분배받지 못한 것과 대조된다. 이 때문에 CJ ENM이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콘텐츠 기업은 자체 IP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대중 인지도가 거의 없다시피 했던 채널 ENA에서 거둔 성과이기에 우영우의 성공은 더욱 고무적이다.. ENA는 skyTV와 미디어지니가 손잡고 재출범한 지 3개월 만에 지상파를 뛰어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KT는 자사 IPTV인 올레tv에서 ENA를 기존 29번에서 1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에서는 skyTV 시절부터 ENA가 1번이었다. KT 관계자는 "채널 변경은 1년에 한 번만 가능하기 때문에 우영우 방영 전부터 채널 개편은 논의돼 왔다"며 "단기적 모멘텀 때문이 아닌, 장기적 관점으로 채널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영우 때문은 아니라지만, 채널변경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은 분명하다.

실제 우영우로 인해 채널 인지도가 상승했고, 드라마 중간광고는 물론 채널 전체 광고 단가도 올랐다. KT스카이라이프의 올해 2분기 광고수익은 분기 최대 실적인 153억원을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 계열 채널S가 아직 자리잡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

업계에는 우영우가 이미 이미 제작비의 10배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본다. 이에 힘입어 KT는 오는 2025년까지 미디어콘텐츠 매출액을 5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업계는 우영우 신드롬을 이어갈 KT스튜디오지니의 차기작에 주목하고 있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지난 4월 미디어 간담회에서 "KT스튜디오는 지난 1년간 원천 IP 확보와 제작역량 강화에 집중하면서 KT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이기 위한 기초체력을 다졌다"며 "올해부터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통해 ENA 채널과 올레tv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국내외 다양한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유통 채널과 제작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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