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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에야 알게 되는 복 [줄리아 투자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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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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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2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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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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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나날이 저리 많은데 저한테는 허락되지 않네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도 보고 싶고 남편에게 못된 마누라도 되면서 늙어 보고 싶은데 그럴 시간을 주지 않네요.

살아 보니 그렇더라고요.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일어나라고, 서두르라고, 이 닦으라고 소리 지르는 나날이 행복이었더군요."

두 아이의 엄마로 대장암 4기 진단을 받고 2014년 36세의 나이에 숨진 영국 여성 샬롯 키틀리가 죽음을 앞두고 블로그에 남긴 글이다.

죽음이 다가오니 아무렇지도 않게 보냈던 평범한 일상이 선물이었음을 깨달았다는 고백이다.

성경의 '다니엘'은 '요한계시록'과 함께 대표적인 예언서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엘'에 나오는 온갖 짐승과 숫자에 대한 상징을 풀면서 미래를 알려고 노력해왔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독교 이단들이 생겨났다. 많은 이단들이 '다니엘'에 나오는 숫자들을 자기 식대로 해석해 세계 종말의 날이라고 주장해왔다.

'다니엘'은 다니엘이라는 이스라엘 사람이 바벨론 포로로 끌려가 겪은 일과 꿈 속에 본 환상을 기록한 책이다.

다니엘은 꿈에서 엄청난 환상을 보고 지쳐 여러 날 앓는다. 그런데 신인지, 천사인지 한 존재가 나타나 환상의 뜻 일부만 해석해주고 나머지는 그저 "간직하라"고 한다. 그리고 바벨론 왕궁의 고위 관료였던 다니엘은 일어나 다시 이전에 하던 대로 왕이 맡긴 직무를 봤다고 한다.(다니엘 8장27절)

우리는 인생에 무슨 거창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큰 성공을 거두면 인생이 엄청 달라질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다니엘은 엄청난 환상을 보고도 그 뜻을 다 이해하지 못했고 무슨 대단한 일을 하거나 큰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니라 왕의 신하로서 여전한 일상을 살아갔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살고 있는 일상보다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고 더 윤기나는 다른 무엇인가를 소망한다.

하지만 러시아의 대문호 제프 톨스토이는 '인생에서 공부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책에서 "우리는 다른 때, 다른 곳에서 더 큰 행복을 얻게 되리라 기대하며 현재의 기쁨을 무시하곤 한다"며 "그러나 지금 이 순간보다 더 좋은 때는 없다"고 했다.

우리가 한없이 부족하고 초라하다고 불평하는 "지금 누리는 삶이 최고의 축복"이라는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36세에 세상을 떠난 키틀리처럼 죽음에 직면하기 전까지는 지금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잘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톨스토이는 키틀리처럼 "삶이 곧 끝나 버린다고 생각하며 살라"며 "그러면 남은 시간이 선물로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다니엘처럼 미래에 대한 대단한 환상을 봤다고 해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그는 앞으로 다가올 역사의 단면을 얼핏 본 후 인간으로서 자신의 유한함을 느끼고 더욱 겸손하게 왕의 신하로서 평범한 일상에 충실하게 살아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날마다 힘들게 일해야 하고 여러 문제가 얽힌 지금의 환경이 싫어 빨리 돈을 벌어 자유롭게 살기 원한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천국은 노동과 고통 뒤에 숨어 있다"고 했다.

오늘 하루 벗어나고 싶은 누추하고 힘든 이 일상이 내게 더 없는 복이다. 이 복을 깨닫고 감사할 줄 아는 것이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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