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가뭄 엔씨소프트, 하반기 수익확보 어디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의 효자게임 리니지W가 올해 유럽과 북미지역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연기했다. 당초 연내 출시 예정이던 신규 IP(지식재산권) TL 등의 신작도 줄줄이 내년으로 일정이 미뤄지면서 하반기에는 기존 게임 유저들 위주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할 '외통수'에 놓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해 하반기 북미와 유럽지역에 출시 예정이던 리니지W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엔씨가 미국·유럽판 리니지W에 적용하려던 NFT(대체불가토큰) 개발 일정이 미뤄지면서 덩달아 출시가 연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하반기 출시 목표였으나 일정이 변동됐다"며 "향후 일정이 구체화되면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엔씨의 하반기 실적을 책임질 리니지W 유럽·북미 출시가 연기되면서 수익성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초 엔씨는 신작 TL(쓰론앤리버티)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불가능하게 됐다. 지난 5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당시만 해도 "4분기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 했으나 지난 12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는 "해외 성공에 대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출시를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신작 출시와 기존 IP의 시장 확대가 미뤄지면서 엔씨소프트가 수익을 확대할 여지가 좁아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4분기 출시 예정이던 신작의 출시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실적 추정치를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22% 하향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역시 줄줄이 하락하며 최저 30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엔씨소프트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IP의 배급처 확대 △기존 게임의 수익성 극대화라는 선택지만 남는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출시 10주년을 맞이한 북미 인기작 길드워2를 이달 23일(현지시간)부터 글로벌 게임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다만 길드워2가 올해 2분기 매출 272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할 때, 길드워2의 스팀 흥행이 엔씨소프트 전체 실적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 하반기 길드워2 스팀 론칭을 제외한 배급처 확대 방안은 전무한 상황이다.

남은 선택지는 여전히 수익을 올리고 있는 리니지W, 리니지M 등 기존 IP의 고객들을 상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는 2분기에도 리니지W의 선방에 힘입어 연결기준 매출액 6293억원, 영업익 1230억원을 거둔 바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영업익은 9% 증가한 수치다.

자칫 '집토끼' 격인 기존 게임 유저를 대상으로 무리한 수익성 확보에 나설 경우 과금 피로감을 불러와 그동안 이어지던 매출 하향안정화 흐름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들으면서 반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