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수준 강력한 범부처 규제 컨트롤타워 만들어 달라"

25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 참석한 고영하(왼쪽부터)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강삼권 벤처기업협회 회장,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김선오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사진제공=벤처기업협회

"짧은 벤처 역사로 벤처기업 성장에 필요한 생태계의 전반적 완성도는 높지 않다. 혁신창업국가 실현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이하 협회) 회장은 25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20회 벤처썸머포럼' 조찬 기자간담회에서 벤처기업이 직면한 현안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벤처기업이 직면한 주요 현안으로 △노동개선 △인력양성 △규제혁신 등을 꼽았다. 노동 문제로는 주 52시간제로 인한 부작용을 꼬집었다. 획일적인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벤처기업의 핵심 경쟁력 저하와 자율적 열정과 유연성 문화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근로시간 유연성 제고를 통해 획일적인 주 52시간제의 조속한 보완을 위해 노력하고, 벤처기업 본연의 상생적 노사관계와 기업 문화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선 방향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1년으로 확대 △선택근로제 직종에 관계없이 3개월까지 허용 △근로계약의 자율권 부여 등을 요구했다. 특히 현행 6개월 기준인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를 최대 1년으로 확대해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혁신과 관련해서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문제로 지적했다. 강 회장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도 강조했듯이 규제개혁은 한 부처만의 힘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국무총리 산하의 강력한 범부처 규제혁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역시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의 사례를 들며 혁신성장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아주 어려워졌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돼 '스타트업 이니셔티브 아메리카'를 발표하고, 미국을 창업국가로 만들자고 외쳤다"며 "재임 8년 동안 매달 백악관에서 벤처기업 관련 회의를 열면서 미국을 창업국가로 변모시켰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규제 컨트롤타워의 권한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수준으로 강화하고, 규제혁신추진단 등에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현직 민간 전문가의 활용 폭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실시간 규제 현황판으로 추진 상황에 대한 관리 점검을 요구했다.

현재 직면한 가장 큰 규제혁신 대상으로는 △기득권과 플랫폼 간 갈등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 등을 꼽았다. 특히 최근 플랫폼 산업의 발전으로 기득권이 국가제도로 유지되는 전문직역으로 확대되면서 나타난 기득권과 플랫폼 간 갈등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직역 단체들이 법적으로 위임받은 권한을 넘어 고소·고발로 플랫폼 벤처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강 회장은 "중국의 경우 신사업에는 5~10년 동안 규제 도입을 자제하는 등 초기 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역시 규제 무풍지대인 '화이트 스페이스' 제도를 도입해 적어도 합법 판정을 받은 서비스에 대해서는 지속 경영이 가능하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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