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지시 받고 한국 돈 32억 가로채…보이스피싱 일당 검거[영상]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서울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화장실 앞. 현금이 들어있는 파란 봉투 가방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간 3차 현금 전달책은 화장실에 현금봉투를 두고 빈손으로 나왔다. 전달책이 화장실에 현금이 담긴 봉투를 두고가자 빈손으로 들어간 현금 총책이 해당 봉투를 수거해갔다. 피의자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지난2월부터 7월까지 피해금을 순차적으로 회수했다. /영상제공=용산경찰서

경찰이 중국을 거점으로 국내에 총책을 두고 피해자 53명을 속여 32억원 상당의 현금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을 검거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국내 총책 중국인 A씨(47), 귀화한 B씨(42) 등 13명을 범죄단체가입 및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또 국내 총책과 연루된 하위 조직원인 현금 수거책·전달책 및 환전업자 등 총 34명을 검거했다.

국내총책 A씨와 B씨는 중국에 있는 해외총책 중국인 C씨(28)의 지시를 받아 단계별 하위 조직원들을 수시로 모집하고 금융기관과 수사기관을 사칭해 전화금융사기를 하기로 공모했다.

피의자들은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하위 조직원인 현금 수거책·전달책들로부터 피해금을 순차적으로 회수한 후 공범인 환전업자에게 전달해 해외총책이 지정한 중국 계좌로 송금해오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피해자 53명을 기망해 약 32억원 상당의 현금을 가로챘다.

피해자별로는 평균 약 6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보았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경우는 4억 9000만원에 달했다. 검거과정에서 회수한 피해 금액은 1억 8000만원이며 전액 신속히 피해자에게 전달됐다.

경찰은 미체포 해외총책 C씨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적색수배 및 국제 공조수사를 통해 송환을 추진하고 전달책과 환전업자 등 조직원들에 대해 수사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경찰, 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금융·개인 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전화를 받을 경우 즉시 전화를 끊고 신고해 주기 바란다"며 "고수익 보장 아르바이트 모집은 보이스피싱 수거책 모집일 가능성이 아주 높아 이에 응할 경우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