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 유치 승산있다" 자신한 한덕수 총리...왜?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2차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2.08.26.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제출할 유치 계획서를 확정했습니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해 총력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요즘 '부산 엑스포' 유치전 활동에 여념이 없다. 해외 주요 인사들을 만날 때는 물론 국내·외 기업인들, 일반 국민들,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할 때도 그는 '부산 엑스포' 홍보에 열을 올린다.

한 총리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 엑스포' 유치 의지를 밝히며 승산이 있다고 적었다. 그는 "부산 박람회 유치를 위해 민간 '원팀'으로 역대 최대 드림팀을 꾸렸다"며 "삼성·SK·현대차·LG·롯데·CJ 등 재계 대표들이 이미 지구촌 곳곳을 누비고 있고, 저 역시 아프리카와 유럽 지역 주한 대사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부산 국제박람회 유치 지지를 위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 부산 엑스포 공동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의 직함이 말해주듯 '부산 엑스포' 유치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숙제다. 이를 위해 전략적 접근을 구상하고 있다. 여러 국가가 모이는 정상회의 때 대통령이 가기 어려우면 특사를 현지에 적극적으로 파견하는 방식을 비롯해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파리의 주프랑스대사관에 엑스포 전담 인력을 4명 증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유치전을 위한 다양한 채널이 있는데 해당 국가 정상이나 정책 결정을 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오거나, 우리가 그쪽에 가서 만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란 이유에서다. 한 총리는 특히 대한민국에 있는 각 나라 대사들을 집중적으로 만날 생각이다. 외국인 중 우리나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좋게 얘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아프리카 대사들을 초청했고, 얼마 전엔 유럽 대사들을 모셨다. 조만간 아시아 대사들을 초대할 것"이라며 "그분들이 부산의 좋은 점을 잘 아는 사람들이고 한국의 (엑스포 개최) 능력을 잘 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중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현안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8.25.

그러면서 엑스포를 주최하는 쪽이 뭔가 회원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줘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단지 엑스포를 위해서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국가들과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잘 골라서 도와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가 대외적 지원 플랜도 있기 때문에 주어진 법률 범위에서 효율적이고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며 "최근에 대통령이 첨단인력 인재 양성 계획을 3차까지 추진하고 있는데, 개발도상국의 인력을 초청해 코딩교육같이 도움 되는 일을 하면 정성이 통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같은 전략들은 모두 한 총리의 성공 경험에서 나온 것이란 게 관료들의 설명이다. 한 총리는 노무현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맡았던 지난 2007년 '여수 엑스포'(2012년 개최) 유치 경험이 있다. 한 총리는 당시 '여수 엑스포' 개최의 일등 공신으로 꼽혔다. 대표적인 경제·통상 전문가로 평가받는 한 총리가 당시 유치 대표단 수석 대표를 자청해 김재철 당시 유치 위원장(동원그룹 회장)과 함께 '여수 엑스포' 개최를 이끌어 냈다.

4차례에 걸쳐 45개 주한 BIE 회원국 대사를 초청해 직접 여수 지지를 호소한 한 총리는 유엔기후변화 고위급 회의 등에 참석해 한국의 기후 변화 대응 노력을 설명하면서 적극적으로 여수 엑스포 개최의 당위성을 홍보했다. 아울러 범정부 차원에서 아프리카와 이슬람, 카리브해 연안국 등 다양한 나라를 상대로 '여수 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쳤다.

그때의 성공 방정식을 활용해 이번 유치 활동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총리는 이번 '부산 엑스포' 유치를 통해 61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 총리는 아직 회원국의 약 65%가 지지국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해당 국가의 표심을 얻기 위해 전략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 총리가 2007년 '여수 엑스포' 유치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유치전에서 전략적 대응이 가능한 것 같다"며 "한 총리가 앞으로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대외 교섭 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