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양도소득세와 선순환의 논리…행복에 매기는 세금②

머니투데이
  • 임승순 법무법인 화우 고문변호사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2.09.08 08:0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theL] 화우의 조세 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행복과 세금의 관계에 대해 오늘은 동종 자산의 교체를 살펴본다. 얼핏 둘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A씨가 5년 전 1억5000만원에 취득한 골프장 회원권의 현재 시가는 3억원이다. A씨는 같은 골프장을 오랫동안 이용하다보니 싫증이 나서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골프장으로 옮기고 싶어한다. 그런데 갖고 있던 회원권을 처분하려니 양도소득세를 4000만원 가까이 부담해야 한다. 물론 새 회원권을 사들일 때 취득세도 부과받게 된다. 결국 여유자금이 없을 때 회원권을 바꾸기 위해선 이같은 세금을 감내하며 3억원이 아닌 2억5000만원 이하의 회원권을 취득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원치 않는다면 싫증이 나더라도 어쨌든 갖고 있던 회원권을 계속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양도소득세 때문에 자산 처분이 미뤄지는 효과를 양도소득세의 동결효과(Lock-in effect)라고 부른다. 자산의 동결효과는 필요한 자산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때에 공급되지 못하게 해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만약 세금의 부담이 없거나 크지 않다면 A씨는 즐거운 마음으로 갖고 있던 회원권을 처분하고 새 회원권을 같은 가격대로 구입해 보다 행복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도 회원권이란 자산이 시장에서 유통되면 취득세·등록세 등 세금을 거두고, A씨가 취득하는 회원권을 원래 갖고 있던 사람 역시 회원권을 제때에 처분해 그 대금을 다른 투자나 소비수단에 활용할 수 있다. 누구나 만족하는 선순환이다. 이같은 선순환의 논리는 주택 등 다른 부동산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양도소득세는 자산의 보유기간 동안 실현되지 않았던 자본이득이 실현됐다고 보고 과세하는 세금이다. 기업회계와 세법에선 소득을 언제 과세하는 게 적절한가에 대해 통상 실현주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자산을 양도할 때 소득이 실현됐다고 보는 가장 전형적인 시점이다. 다만 자산의 보유기간 동안 가치증가익을 의미하는 자본이득은 인플레이션에 따르기 때문에 진정한 소득이 아니라는 논의 또한 존재한다. 독일·프랑스처럼 개인의 일반재산 양도에 대해 원칙적으로 비과세하거나, 네덜란드·뉴질랜드처럼 아예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는 국가도 있다.

일반적으로 양도를 과세의 계기로 삼는 이유는 투자의 수익률과 위험도가 바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산을 처분한 돈으로 다른 투자대상을 취득하면 투자의 수익률과 위험도가 바뀐다는 뜻이다. 같은 종류의 자산을 교환하거나 기왕에 보유하던 자산을 처분한 뒤 투자대상을 짧은 기간 동안 같은 종류의 자산으로 옮기는 경우 종전 자산의 수익률과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적게 변한다. 어쨌든 변동하니 현재와 같이 과세할 수도 있겠지만 납세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같은 종류의 자산을 계속 보유하니 실질적인 담세력은 미미한 반면 자산의 동결효과 등 그 반작용은 훨씬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동종자산을 교체할 때 원래 보유하던 자산의 가치가 상승해 그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을 부담했는데 그 후 새로 취득한 자산의 가액이 그 이상으로 하락한 경우, 보유자산의 가치는 전체적으로 감소했는데 세금만 부담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산을 처분하고 일정한 기간 안에 동종자산을 취득하는 경우 과세를 유예하거나 감경하는 방안을 조세정책적 측면에서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종전 자산을 처분하고 일정한 기간 내에 동종 자산을 취득하면 양도소득세를 유예해 주는 제도를 취하고 있다. 거주용 부동산은 일정한 거주요건 등을 충족하면 큰 폭으로 세금을 감면해주고, 임대용 같은 투자 목적 부동산의 경우 일정한 기간 안에 같은 가격 이상의 동종 부동산을 취득하면 과세를 유예해 준다. 이런 체계 덕분에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떨어지더라도 거래절벽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부동산으로 재투자가 이뤄진다.

골프회원권에 싫증이 난 사람이 세금 걱정 없이 골프장을 쉽게 옯길 수 있다면, 그리고 새집을 찾는 사람이 세금에 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개개인이 조금 더 행복할 수 있고 전체 국민의 총체적인 행복의 크기 또한 커질 것이다. 헌법은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한다. 세금에 대한 두려움 없이 행복한 마음으로 새집을 찾아다닐 수 있게 하는 것, 국민에게 베푸는 단순한 시혜를 넘어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적 권리가 아닐까.

☞관련 칼럼
'재산세 40배' 전원주택…행복에 매기는 세금①

임승순 고문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 화우
임승순 고문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 화우

[임승순 고문변호사는 법무법인(유) 화우의 조세전문그룹을 이끌고 있다. 사법연수원을 9기로 수료해 각급 법원 판사와 부장판사로 근무하다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퇴직했다. 국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국무총리 행정심판 위원, 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위원, 서울지방국세청 조세법률고문, 기획재정부 국세예규심사위원회 민간위원을 거쳐 현재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 등 조세 관련 분야에서 주로 활동한다. 2013년 세계 법조인명록 Corporate Tax 분야 한국대표변호사로 선정됐다. 대표적인 저서인 '조세법'은 세법 분야의 대표적인 필독서로 평가받는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불법파업과 전쟁' 尹대통령 "모든 행정력 동원, 끝까지 추적"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