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한 '컬리' 고수익의 '오아시스'…동시 상장하면 누가 흥행할까

컬리에 이어 오아시스마켓까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 나서면서 e커머스 상장 레이스가 시작됐지만 흥행 여부는 엇갈릴 전망이다. 비슷한 유형의 e커머스가 같은 시기 상장에 나서 투자가 분산되는데다 기업 운영의 색깔이 달라 투자자의 관심이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어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컬리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지 약 2주 만에 오아시스마켓이 상장예비심사에 나서면서 국내 상장을 준비하는 e커머스는 두 곳이 됐다.

오아시스마켓은 컬리가 개척한 길을 뒤쫓는 모양새다. 컬리가 2015년 새벽배송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하자 오아시스마켓도 2018년 새벽배송으로 역량을 키웠다. IPO(기업공개) 추진 과정도 마찬가지다. 컬리가 지난달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자 오아시스마켓도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컬리의 상장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오아시스마켓의 상장도 맡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주관사들을 통해 컬리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e커머스가 같은 시기에 상장을 준비하면서 기업가치 산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한정된 투자금이 분산될 수 있어서다. 컬리는 성장세가 높고 오아시스마켓은 수익성이 높아 투자를 저울질하기 좋은 투자처라는 해석이다.

실제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은 실적에선 상반된 흐름을 보인다. 컬리가 지난해 1조56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오아시스마켓은 3570억원으로 양사 매출이 5배가량 차이 난다. 오아시스마켓이 2011년부터 오프라인 영업을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성' 면에선 컬리가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영업이익 면에서는 오아시스마켓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매해 흑자를 유지해오면서 지난해에도 5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지난 2분기엔 영업이익 71억9000만원을 기록해 수익성을 키우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영업손실 2177억원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영업적자가 늘고 있다. 누적된 적자만 5000억원 정도다.

양사가 실적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상장 이후 기업가치 산정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컬리의 상장 예비심사 통과가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두 업체가 비슷한 시기에 기업공개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두 업체 모두 연내 상장을 노리고 있는 만큼 같은 시기에 공모에 나선다면 투자가 분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