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통신]스무살 지식인, 궁금증 많은 1020의 지식 커뮤니티

/사진=네이버 지식iN 페이지 갈무리

다음달 7일 서비스 20주년을 맞는 '네이버 지식인(iN)'은 검색 다음가는 네이버의 장수 서비스다. 다음·야후가 지배하던 국내 포털 시장에서 후발주자이던 네이버를 1등 포털로 이끈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네이버가 출범한 2001년 당시 한국어 도메인은 5만개에 불과했다. 콘텐츠가 부족한 탓에 질 높은 한국어 검색 결과를 내놓을 수 없었다. 이에 지식인은 이용자가 직접 질문과 답변을 하도록 유도했다. 올 1분기까지 지식인에 쌓인 질문은 약 3억건, 이에 대한 답변은 5억건에 달한다. 지난 20년 간 2초마다 새로운 질문이 올라오고, 1.2초마다 새 답변이 달린 셈이다. 이렇게 쌓인 한국어 콘텐츠는 검색의 질적 향상에 밑거름이 됐다.

지식인의 성장세는 2020년대에도 폭발적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연 평균 3000만개의 질문과 6000만개의 답변이 생성됐다. 작년 유입된 신규 질문자는 100만명, 신규 답변자는 73만명이었다. 하루 평균 페이지뷰는 2700만~3000만 건에 달한다. 고준원 네이버 지식인 총괄리더와 함께 네이버 지식인의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다음 20년에 대한 준비를 들어 봤다.
"지식인은 사용자가 만들어 가는 '커뮤니티'다"

고준원 네이버 지식iN 총괄리더. /사진=네이버

-20년 동안 서비스 형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도 꾸준히, 젊은 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지식인의 기본은 질문과 답변이지만,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지식 기반 커뮤니티' 기능도 갖췄다. 장시간에 걸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의 의견을 찾아볼 수도 있고, 유명인이 단 질문답변도 찾아보며 성지를 찾는 등 콘텐츠 적인 재미도 있다. 익명 커뮤니티에선 누군지 모르는 다수가 의견을 내지만, 지식인은 익명이라 해도 답변자의 과거 히스토리를 확인해 신뢰를 높일 수 있다.

-부정확한 답변·가짜뉴스 등으로 질타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욕설·비방이 아니라면 답변을 삭제하지 않는다.
▶다양한 답변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지금 힘들어요'나 '할머니와 사는 것을 친구들에 들키기 싫어요'와 같은 개인적인 질문이 있다면 마음을 어루만지거나 대안을 제시하고, 또 따끔한 충고를 하는 답변도 나올 수 있다. 정답은 없지만, 답변의 채택을 질문자의 판단에 맡기면 답변의 폭도 넓어진다. 75%가 넘는 답변 채택률이 (이 정책의) 장점을 보여준다. 지식인만의 자정작용도 있다. '과거 답변 확인'과 사용자 '채택' 덕분에 비방이나 욕설 답변이 적다. 오랜 기간 자연스럽게 이런 문화가 형성됐다. 이분들에 대한 리워드로 '등급'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엑스퍼트로 넘어갈 수 있는 등급을 '신'에서 '지존'으로 낮춘 것도 이용자 보상 확대 차원이다.
"1시간 내 답 뜬다"…호기심 많은 1020에 적격

13년만에 답변이 달리면서 화제가 된 네이버 지식iN 질문. /사진=네이버 지식인 갈무리

-20년이 넘은 서비스지만 Z세대가 주 사용층이다. 비결은 무엇인가?
▶지난해 기준 신규 사용자의 56%, 질문 작성자의 70%가 1020세대다. 어릴 때는 궁금한 게 많다. 진로 고민에 연애와 건강, 성(性)적인 질문도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털어놓기도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지식인은 답을 구할 수 있는 편리한 창구다.

-요즘 1020세대는 유튜브 등 영상 검색을 즐기는데, 텍스트 기반인 지식인은 어떻게 인기를 얻었나?
▶답이 달리는 속도가 빨라서다. 질문이 올라왔을 때 첫 답변이 달리기까지 평균 1시간이 안 걸린다. 최대 하루, 아무리 늦어도 3일 안에는 97~98%의 질문에 답이 달린다. 기다리기 싫어하는 10대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또 영상으로는 얻을 수 없는, 내 질문에 딱 맞는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사용자 설문 결과, 이 두 가지에 대한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
"지금의 가치 지키며 새 세대를 위한 편의성 높이겠다"

고준원 네이버 지식iN 총괄리더. /사진=네이버

-2019년 사내독립법인인 아폴로 CIC로 분리됐다.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2019년 검색 부서에서 속했던 사용자생성콘텐츠(UGC) 서비스가 CIC로 분리했다. 지식인도 아폴로 CIC 소속이 됐다. 이때부터 자율성이 높아지며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2018년 약 1900만개와 3400만개 수준이었던 질문과 답변이 아폴로 CIC 출범 직후인 2019년 2500만개와 5000만개로 늘었다. 이후 더 빠른 답변을 위한 'AI 답변'과 더 정확한 답변을 위한 '엑스퍼트' 등 새로운 서비스가 생겼다. AI 답변은 다른 사용자들이 남긴 비슷한 질문과 채택된 답변을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채택률이 96.5%로 매우 높다. 엑스퍼트는 UGC 활동을 오래 하면서 전문성을 쌓은 분들에게 수익화 기회를 제공한다. IT 개발자인 '절대신' 한 분은 억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앞으로 엑스퍼트를 로컬 전문가나 SME를 고객과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신규 답변자와 기존 답변자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고민 중이다. 등급 외에도 오프라인에서 찾을 수 있는 사람의 전문성을 표현할 수 있는 '지식인 전용 프로필' 개발을 고민 중이다. 물론 오래 활동한 분들의 등급도 잘 유지할 것이다. 질문 카테고리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현재 지식인 질문은 15개의 큰 카테고리로 나뉘어있는데, 질문을 한정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카테고리가 아닌 해시태그(#)를 통해 질문을 확장하고 방산화할 방안을 찾고 있다. 서비스 20주년 기념으로 네이버 나우(NOW)에서 지식인 질문을 기반으로 강호동이 진행하는 토크쇼 '걍나와'가 현재 방송 중이며, 배스킨라빈스와 콜라보로 '지식인 내공의 맛' 아이스크림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