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데이터정책위' 공식 출범…"총리주관 데이터정책 컨트롤타워"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국가데이터 정책위원회 운영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이 명시한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가 14일 출범했다. 위원회는 민간·공공을 아우르는 범정부 데이터정책 컨트롤타워다. 기업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와의 협업으로 디지털 혁신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발굴·개선한다. 또 AI(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디지털 경제 활력 제고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데이터와 신산업 분야 13개의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등 기업의 오랜 규제개선 목소리에 대해 과감한 혁신으로 화답해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맡고 과기정통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이 공동 간사로 참여한다. 위원회는 위원장 및 간사를 포함한 15인의 정부위원과 이번에 위촉되는 민간위원 15인 등 총 30인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3년을 주기로 관계부처와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 계획을 수립·추진한다. 또 데이터 생산·거래·활용 등 데이터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마련 및 제도개선 등의 사항도 심의 및 추진한다.

특히 새 정부 국정과제인 민관 협력을 통한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 실현을 본격 이행하기 위한 핵심기반으로 공공·민간을 아울러 데이터산업 진흥정책 전반을 총괄 조정하는 국가 데이터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1차 회의도 진행했다. 안건은 '데이터 신산업분야 규제개선 방안'(1호 안건)과 '제1차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계획 수립·추진방향'(2호 안건)이다.

1호 안건에서는 데이터 분야 8개 과제, 신산업 분야 5개 과제 총 13개 규제 개선과제를 발굴·검토했다. 위원회는 우선 행정기관?은행 등으로 한정된 공공마이데이터 제공 대상을 통신?의료 분야의 법인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공공 결합전문기관에게만 허용된 제3자 제공 목적의 가명정보 자체결합을 민간 결합전문기관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 AI 학습용 데이터 활용 촉진을 위한 저작권법을 정비하고, 드론·자율주행차 등 급증하는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이용 기준도 신설한다.

메타버스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 개선에도 집중한다. 메타버스의 경우 게임 규제 가능성이 있어 업계의 부담과 산업 성장 저해가 우려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규제기관의 합리적이고 일관된 규제를 위해서 게임물과 메타버스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연내 마련한다.

두 번째 안건인 '제1차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계획 수립·추진방향'에서는 민간 데이터 활용에 대한 내용이 논의됐다.

그간 우리나라는 정부가 주축이 돼 공공데이터 개방, 법·제도의 정비, 재정 투자 등 데이터시장의 성장을 견인해 왔으나, 아직 민간의 데이터 활용 역량과 산업 저변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일례로 데이터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빅데이터 도입률은 16%에 불과하지만,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대학원)에서 발표한 글로벌 빅데이터 활용 순위는 디지털 경쟁력 12위에 대비해서 한참 저조한 26위다.

이에 정부 주도 등 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민관 협력을 통해 전향적인 데이터 개방과 과감한 제도 혁신, 선제적 투자 등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데이터 가치사슬을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양질의 데이터를 대폭 확충하고 전면 개방 △민간이 쉽게 참여하는 유통·거래 생태계 구축 △안전하면서도 혁신을 촉진할 데이터 활용기반 조성 등이다.

아울러 위원회는 해당 안건을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분야별 전문위원회가 협력해 세부 추진과제들을 구체화 한 후 제1차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계획으로 수립해 연내 확정·발표한다.

더불어 이번 회의의 후속조치도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 특히 디지털 분야 국정과제 릴레이 현장간담회를 통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과 협단체의 의견을 지속 수렴하고, 관계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혁신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개선해 나간다.

위원회에 참여한 민간위원들도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 데이터 총괄 부사장인 서하연 위원은 "각국이 소리 없는 데이터 패권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지금이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한 규제혁파의 골든타임이라며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가 이를 위해 앞장서서 속도감 있게 규제개선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뱅크샐러드 대표 김태훈 위원은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의 앞으로의 행보가 민간의 데이터 활용 기회를 지속 넓혀 나가고, 금번 규제 개선이 기업들로 하여금 마음껏 데이터 기반 비즈니즈 혁신을 꿈꾸도록 하는 본격적인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