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아가보니 힘들더라"…美 '바이오' 자국 생산에 2.8조원 투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생명공학 산업에서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약 2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선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회의가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서명한 '국가 생명공학·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의 후속 조치다. 헬스케어를 넘어 농업, 에너지 등 바이오 산업 전 분야에서 미국 내 제조를 위해 정부 차원의 투자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날 회의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알론드라 넬슨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이 주재했고, 국방·에너지·보건·농무·상무부 등 관계 부처 고위당국자 등이 총출동했다.

백악관은 회의 후 보도자료를 통해 관계 부처가 행정명령 이행을 위해 20억 달러(약 2조78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료는 백악관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사진=백악관 웹사이트

구체적으로는 국방부가 앞으로 5년 동안 바이오산업의 국내 제조기반 구축에 10억 달러, 시설에 대한 보안 태세 개선에 2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또 연료, 불에 잘 타지 않는 합성물, 고분자 및 합성수지, 보호재 등 군에 필요한 바이오 소재의 고도화를 지원하기 위해 5년간 2억7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에너지부는 생명공학 분야의 혁신 연구 발전을 위해 1억7800만 달러를 지원한다. 바이오매스와 폐기물로 연료, 화학물, 소재를 만드는데 필요한 연구개발과 상업화 등에는 1억6000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농무부는 혁신적이며 지속가능한 비료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보건부는 필수 의약품 생산과 전염병 대응을 위한 핵심 원료 생산에 4000만 달러를 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중국을 겨냥해 생명공학이 국가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재차 강조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해외에서 우리의 지정학적 비교우위를 유지·강화하려면 국내에서 국력의 원천을 채우고 재활성화해야 한다"며 "생명공학은 그 노력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여년간 우리는 반도체 제조와 첨단 통신 등 신흥기술 분야에서 다른 국가를 뒤쫓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다. 생명공학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전기차,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서 미국 내 제조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엔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촬성화하는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