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드러난 러軍 잔혹 만행…우크라서 '집단매장지' 발견됐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트위터에 게재한 이지움 집단매장지의 모습/사진=트위터 캡처

러시아군이 철수한 우크라이나 땅에서 집단매장지가 또 발견됐다. 이곳에 묻힌 시신은 무려 440구가량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을 통해 최근 자국군이 탈환한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집단매장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집단매장지에 묻힌 시신의 수나 이들의 사망 원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는 러시아의 점령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전 세계가 알길 바란다"며 "내일쯤 더 명확하고 검증된 정보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물러난 자리에서 러시아군의 잔혹한 만행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러시아군이 북부 전선에서 퇴각하면서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에서 민간인을 집단 학살한 후 대규모로 매장한 정황이 포착돼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이 일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차, 마리우폴에 이어 이젠 이지움"이라며 "러시아는 (점령한) 모든 곳에 죽음을 남겨두고 있다. 전 세계는 러시아가 이 전쟁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나무로 만들어진 십자가가 흩어져 있는 한 숲의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하며 "모든 시신을 발굴하고 법의학 조사를 거칠 것"이라며 "러시아는 살인 국가"라고 비난했다.


하르키우 지역 경찰 관계자는 세르게이 볼비노우는 영국매체 스카이뉴스에 440구의 넘는 시신이 이지움 집단매장지에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매장된 이들은 총에 맞거나 포격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움을 방문한 AP통신은 외곽의 숲에서 집단매장지를 확인했으며, 나무들 사이에 수백 개의 무덤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큰 무덤에는 17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의 시신이 매장돼있다는 표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는 최근 파죽지세로 러시아군을 밀어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시작한 탈환 작전으로 지금까지 영토 8000㎢ 되찾았다고 밝혔다. 서울 면적(605㎢)의 13배가 넘는 규모다.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도 수복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이 이번 작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추가 군사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전쟁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