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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마늘의 비극…지역소멸 1위, 사람 없어 특산품까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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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성(경북)=이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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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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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대:로컬팝업]③의성편

[편집자주] 지역균형발전은 해묵은 과제지만 인구문제와 맞물린 중요한 화두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과 함께 '지방시대'를 천명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로컬팝업'은 '지역(Local)'의 '인구(Population)'를 '높일(Up)' 대안을 모색하는 머니투데이의 제언이다. 직접 발로 뛰며 찾은 지방도시의 로컬팝업 성공스토리를 소개한다.
의성 마늘의 비극…지역소멸 1위, 사람 없어 특산품까지 바꾼다
경상북도 의성군은 고령화율과 소멸위험지수가 높아 한국고용정보원으로부터 6년 연속 지역소멸 1위에 꼽혔던 지역이다.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의성군은 2019년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을 조성하는 등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까지 6만명을 유지했던 의성군의 인구 수는 지난달 5만374명으로 간신히 5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의성군은 벼농사와 지역 특산품인 마늘을 앞세운 농가들이 지역 경제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의성군이 자랑하는 마늘마저 앞날이 불투명하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지역 특산품인 마늘 수확에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마늘 수확은 노동량 투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마늘밭을 갈아 엎는 과정까진 기계가 대신해줄 수 있지만 마늘에 붙은 흙을 털어내고 묶어서 차량에 실어나르는 과정은 모두 사람의 몫이다. 보통 마늘밭 2000㎡(약 600평)에서 최소 10명 정도의 사람이 있어야 수확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역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의성군 인력은 3~4명 투입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결국 외부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갈수록 사람 구하기도 어워지면서 천안시의 인력사무소까지 손을 뻗치고 있고, 이제는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마늘 수확이 어려운 실정이다.

김성현 의성군 스마트농업계장은 "외국인 노동자가 없다면 의성 마늘도 더 이상 보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아직까진 의성군의 마늘 수확량이 줄지 않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성군 스마트팜에서 재배되고 있는 딸기의 모습/사진제공=의성군 농업기술센터
의성군 스마트팜에서 재배되고 있는 딸기의 모습/사진제공=의성군 농업기술센터
하지만 위기감에서 준비한 스마트팜이 최근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의성군의 대표 특산품도 바뀔 지 주목된다.

지난 14일 방문한 의성군의 한 스마트팜 농장에서 만난 임시영씨(35)는 딸기 농사에 한창이었다. 임씨가 운영하는 스마트팜에선 연간 10톤 가량의 딸기 수확이 가능한데 임씨 혼자서 관리한다. 딸기는 온도와 습도, 물공급에 예민하지만 스마트팜 시스템이 자동 조절해준다. 스마트팜이 자리잡기 전에 딸기 농사는 한밤중이나 새벽에도 수시로 사람이 일일이 온·습도를 체크해야 하는 고된 농사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임씨는 딸기농장의 정보들을 실시간 휴대폰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스마트팜의 장점은 딸기처럼 예민한 작물도 알아서 잘 큰다는 점이다. 농사를 전혀 몰라도 기본적인 교육과 실습만 거치면 누구나 가능하다. 임씨도 "여기 와서 처음 농사를 지어봤다"고 말했다. 농사 3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전국 어디서 생산된 딸기보다 품질에 자신이 있다.

임씨는 "딸기에 최적화된 환경이 자동으로 조절되다 보니 품질이 매우 좋을 수밖에 없다"며 "수확 시기에 포장과 배송 등을 제외하면 특별히 힘이 들거나 어려운 일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2020년부터 스마트팜 딸기 농사를 시작한 임씨는 딸기 농사로 연 매출 1억원을 올리고 있다. 대출 상환 비용과 수확 시기에 필요한 인력에 지급되는 임금 등을 제외하면 모두 본인 몫이다.

의성군에는 임씨와 같이 청년농업인 과정을 거쳐 선발된 스마트팜 창업자가 26명 있다. 모두 딸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의성군에서 지정한 작물이다. 의성군은 안정적인 딸기 가격에 주목했다. 딸기는 수확 후 사흘이 지나면 물러져서 재고가 쌓일 위험이 적다. 의성군은 이 같은 딸기 스마트팜을 1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딸기 품질은 인정받았지만 대도시의 대형마트들에 매일 납품이 가능한 수준의 공급이 이뤄져야 진짜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계장은 "보통 전국 딸기 평균 가격이 평당 10만원 내외지만 스마트팜 딸기는 15만원에 육박한다"면서 "품질로는 이미 입증이 끝났다고 보고, 물량을 지금의 4배 수준으로 늘려야 진짜 특산품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팜 창업자 임시영씨가 딸기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의성군 농업기술센터
스마트팜 창업자 임시영씨가 딸기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의성군 농업기술센터

의성군은 스마트팜 창업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거주지 변경과 10년간 딸기 농사 매진을 조건으로 청년농업인으로 선발된 청년들에게 1억5000만원을 직접 보조한다. 추가로 신용 등에 따라 최대 2억원까지 우대금리에 대출도 가능하다. 1년이 넘는 창업기본교육과 실습훈련 과정까지 의성군이 지원해준다. 의성군 입장에선 청년 1명을 정착시키는데 최소 2억원이 넘게 들지만 정착할 의사만 있다면 앞으로도 이 같은 지원을 아낌없이 한다는 방침이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의성군은 132명의 청년농업인을 선발했는데 실제 창업까지 이른 사례는 26명 뿐이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에 비하면 두드러진 성과다. 그만큼 의성군의 고민도 깊다. 파격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선발자 중 절반이 적성 등을 이유로 교육을 포기하고, 사정상 창업까지 진행되지 못한 사례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착 이후 젊은 MZ세대들은 아파트 같은 주거 환경을 원한다. 이에 의성군은 젊은층의 눈높이에 맞는 주택 등을 제공할 계획까지 내놨지만 이후엔 자녀 교육 등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일자리를 제공해 사람을 끌어오면 다음에는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주거 문제를 해결하면 그 다음에는 교육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를 알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의성군도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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