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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여왕의 장례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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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19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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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6월 2일 대관식을 갖고 있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사진=코먼웰스 홈페이지(thecommonwealth.org)
1953년 6월 2일 대관식을 갖고 있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사진=코먼웰스 홈페이지(thecommonwealth.org)
19일(현지시간)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Queen)의 국장(國葬)이 진행된다. 70년 넘게 재위한 여왕은 영면에 들게 된다. 8일 서거한 때부터 그의 사망과 관련된 기사들은 국내에서도 쏟아졌다. 다른 나라 왕의 별세 소식이 왜 이렇게 많이 주목을 받을까.

우선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많이 읽고 인용하는 로이터통신, BBC, 가디언 등이 영국 매체라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영국뿐 아니라 미국 등 수많은 나라가 주요 뉴스로 전하는 것을 보면 영국의 영향력이 아직 크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이게 다는 아닐 것 같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은 이 시점에 옛날 얘기나 영화에 나올 법한 국왕이 아직 존재한다는 게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것도 민주주의를 일궜다는 영국에서. 현지에서 여왕을 참배하기 위해 반나절 넘게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을 보면 그의 인기는 분명 기사로 다뤄질 만큼 커 보인다.

하지만 모든 게 낭만적이지는 않다. 쏟아지는 여왕의 소식은 어떤 사람들의 아픈 곳을 건드리고 있다. 나라를 잃은 적 있는 우리에게 이런 반응이 그저 남의 일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과거 영국의 제국주의 행보가 우리와 일부 관련 있기도 하다.

여러 외신들은 여왕의 서거 이후 56개국의 코먼웰스(Commonwealth, 통상 '영연방'으로 번역)가 어떻게 변화할지에도 주목한다. 영국 제국주의의 유산으로 평가되는 영연방은 영국 왕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기구이기도 하다.

영연방은 과거 영국의 지배를 받은 나라들이 여전히 탈퇴하지 않고 있고 올해 6월 영국과 역사적 관련이 없는 가봉, 토고가 가입하는 등 기구의 성격이 회원국의 이해에 맞도록 변화온 측면이 있다. 다만 이들 중 영국 외 14개국이 여전히 영연방 왕국(Commonwealth realms)을 형성해 영국의 왕을 자국 군주로 두고 있어 제국주의 흔적도 뚜렷하다.

89년 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의 유력 영자지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영연방이 유지된 이유 중 하나가 영국 여왕에 대한 애정"이었다면서 이번 일로 반식민주의에 대한 의식이 커져 찰스 3세 국왕 시대 영연방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인도 역시 영연방 회원이다. 기사엔 여왕의 행보에 대한 일부 긍정과 새 왕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아프리카의 반응도 좋지 않다. 나이지리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여왕의 서거에 정부 차원에서 애도를 표했지만 국민들 생각까지 그렇진 않다. 1950년대 마우마우 봉기 때 영국의 고문과 성폭행, 살해 등 피해를 입었던 케냐에서는 이번 소식에 애도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나이지리아계 미국인 교수 우주 안야는 "내 가족의 절반을 학살하거나 쫓아낸 정부를 감독한 군주에 대해 경멸 아닌 표현을 기대한다면, 당신은 꿈꾸는 것"이라는 격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중미 지역의 앤티가 바부다가 여왕 별세 이후 공화국으로 전환을 언급했고, 자국기에 영국 국기가 들어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도 당장은 아니지만 공화제 전환을 준비하는 등 영연방 왕국에도 변화 조짐이 인다. 영국 내에서 18~24세의 군주제 찬성론이 2015년 69%에서 올해 5월 33%까지 떨어졌을 만큼 내부 여론도 흔들린다.(유고브 조사)

여왕의 장례는 성대하게 치러지겠지만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 찰스 3세 새 영국 왕은 즉위 전인 지난 6월 "영연방의 뿌리가 역사의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로 깊이 이어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싶다"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없었지만 노예제 문제 자체를 인정했다.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은 1905년 2차 영·일동맹으로 일본의 조선 지배권을 사실상 인정한 바도 있다. 영국 왕실이 앞으로 내부의 어두운 부분을 어떻게 꺼내어 다룰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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