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노마스크는 언제?…입 막고 표정 숨긴 3년, 아이들은 지금

(서울=뉴스1)

실외 노마스크에 이어 이젠 실내 노마스크다. 방역당국과 의료계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다. 3년간 방역의 마지막 보루였던 마스크와의 이별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위험성이 낮아진 만큼 이제 마스크 착용의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특히 마스크가 어린이의 언어 및 사회성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한 명확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지만, 코로나의 독성이 독감 수준으로 내려가는 만큼 고려해 봐야 할 부분이라는 주장이다.
마스크 3년, 어린이에겐 '일생의 절반'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국가감염병위기대응위원회 자문위원)는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제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때가 임박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해제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동안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을 강조한 대표적 감염병 전문가였다. 그런 그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건을 점검해봐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 방역당국과 의료계 전반에서 최근 실내 노마스크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나온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 관련, 정 교수는 코로나19의 위험이 이제 마스크 착용의 득과 실을 따져봐야 할 만큼 내려갔다고 시사했다. 정 교수는 "지금은 중환자와 사망자의 정점도 거의 지나갔다"며 "코로나19의 터널은 지나갔고 짧은 터널들이 몇 개 남아있지만, 가장 어렵고 힘든 고비는 저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마스크 착용 효과가 매우 컸지만 지금은 많은 분들이 면역을 얻어 마스크 착용의 효과가 조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특히 어린이 교육과 발달에서의 부작용을 강조했다. 그는 "(마스크 착용 탓에)삶에 있어서 여러가지 불편한 부분들 말고도 아이들의 교육이라든지 발달에 있어서의 부작용들이 매우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자신의 자녀 사례를 들었다. 그는 "제 아이들이 7살인데 유치원을 3년 다녔고 다니는 동안 모든 기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아이들이 기억하는 시간이 5살 정도 부터일 텐데 기억하는 모든 기간이 마스크 착용이 기본인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생각하시면 직접적으로 와 닿으실 수 있다"며 "아이들의 교육이라든지 특히 언어나 표정에 있어서는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라는 것을 교육 현장 전문가들에게 저도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의 지적처럼 그동안 마스크 착용이 어린이 발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관련 설문조사도 있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경기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학부모 등 145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월27일부터 5월2일까지 '코로나19가 아동 발달에 미친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원장 및 교사의 71.6%, 학부모의 68.1%는 "코로나19가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언어발달 지연' 영향이 있다는 응답률이 50%를 넘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올해 서울지역 어린이집 4793곳에 입 모양이 보이는 '투명마스크'를 지급하기도 했다. 보육교사들의 마스크 의무착용 장기화로 인한 영아(0~2세)들의 언어·인지·사회성 등 뇌 발달 지연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마스크 악영향 명확한 연구결과 없지만…"이제는 득실 따져볼 때"하지만, 마스크 착용이 실제로 어린이들의 발달에 악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명확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는 상태다. 우리보다 팬데믹을 먼저 겪고 실내 노마스크도 먼저 시행한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이에 대한 논쟁이 진행중이다.

최근 USA투데이는 콜럼비아대학과 로드 아일랜드 병원 등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팬데믹 기간 태어난 아기는 이전에 태어난 아기보다 훨씬 적게 언어적 상호 작용에 참여하며 사회적, 정서적 발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달의 85%는 5세 이전에 진행되며 특히 생후 몇 년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것. 다만, 장기적인 영향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를 적절하게 측정 할 수 있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USA투데이는 덧붙였다.

반면,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마이애미대학 연구와 월터 길리엄 예일대 박사 등의 인터뷰 등을 근거로 마스크 착용이 어린이의 의사 소통 능력을 크게 손상시킨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으며 사회성 발달의 경우, 팬데믹 초기 아예 학교가 폐쇄돼 등교를 하지 못한 시기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성 발달과 마스크 사이의 별다른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 물론, 이 같은 연구와 주장 역시 명확한 것은 아니라는 단서가 달렸다.

정 교수는 "방역 정책의 효과는 정량적으로 측정이 가능하지만 아이들이 받는 영향은 숫자로 표현하기에도 모자란 부분들이 있고 정성적인 면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그건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마스크 착용도 개인에 대한 건강 관점으로 본다면 아이들에게 마스크 착용이 어느 정도의 건강상의 이익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계적으로 마스크 의무화 해제에 들어가게 된다면)먼저 영유아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