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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840억 '세금 먹는 하마' 된 우유…"너무 비싸" 소비자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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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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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국산우유 생존의 시간 3년(上)

[편집자주] 정부와 낙농가가 원유가격 인상 논의에 들어갔다. 소비자가격이 더 오르고 그만큼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 우유시장은 축소되는데 가격 경쟁력은 더 없어지는 셈이다. 3년3개월여 뒤인 2026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무관세로 수입산 우유가 들어오면 국산우유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진다.


우유시장의 우울한 미래..."가격경쟁력이 관건"


/그래픽=윤선정 인턴 그래픽기자
/그래픽=윤선정 인턴 그래픽기자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6.5㎏에서 2020년 31.8㎏으로 줄었다. 이 사이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저출산이다. 2000년생이 60만명인데 2001년생이 50만명, 2002년생이 40만명대다. 2017년생은 30만명대고, 2019년생은 20만명대다. 우유의 주 소비층인 영유아 인구가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총인구도 줄었다. 콩이나 귀리 등으로 만든 대체재로 수요가 넘어간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쪼그라든 시장을 그나마 수입산 멸균유가 일부 잠식했다. 국내 우유 자급률은 2001년 77.3%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45.7%로 낮아졌다. 2026년부터는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과 EU로부터 들어오는 유제품에 관세가 붙지 않는다. 국내 우유산업 생태계의 우울한 미래다.

난항을 거듭한 끝에 정부가 추진해온 우유 원유의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지난 16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통과됐다. 이는 마시는 흰 우유(음용유)와 치즈·버터 생산에 필요한 가공유의 가격을 달리 정하기로 한 제도다. 국내 우유산업 생태계는 쿼터(할당)제와 생산비연동제, 정부의 보조금(차액보조) 등으로 유지된다.

2002년부터 서울우유, 매일유업 등 유가공업체가 낙농가에 배정된 쿼터(할당량)를 의무적으로 사 주고 있는데 생산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니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일정한 양을 비싸게 사 들였다. 남은 우유는 가공유로 썼다. 그런데 국산 원유가격은 리터(ℓ) 당 1100원으로, 400~500원 수준인 호주, 뉴질랜드산 원유와 비교해 2.5배 비싸다. 이 때문에 정부가 가공유 가격이라도 낮춰서 수입산과 경쟁을 하도록 하자고 판단한 것이다. 즉 생산비를 반영해 우유가격을 결정하던 생산비연동제를 보완한 것이다.

年840억 '세금 먹는 하마' 된 우유…"너무 비싸" 소비자도 외면

이같은 제도개편은 국내 우유산업의 생태계 유지를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이지만 국산 우유가 가격경쟁력을 갖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 이번 제도 개편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도 여전히 음용유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는 20일 생산자·유업체가 동수로 참여하는 낙농진흥회 소위원회에서 올해 원유가격 협상을 벌이는데, 우유 소비자가격은 ℓ당 300~500원이 더 오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가격은 3000원을 넘어설 수 있다.

이는 오히려 우유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낙농육우협회가 공개한 우유 소비행태조사 결과 2018~2020년 3년 동안 개인들이 우유소비를 줄인 이유는 '가격'이 첫번째 요인이었다. 유가공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은 최근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격만 합리적이라면 우유를 먹겠다는 소비자가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거꾸로 생각하면 국산우유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 낙농가와 유가공업체 뿐 아니라 소비자 모두 에게 도움이 된다. 생산효율과 품질개선 등을 단시간에 끌어 올릴 수 없다면 가격경쟁력을 위해서 쿼터 조정이 요구된다는 게 유가공업계의 판단이다. 그러나 낙농가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우유 생태계 살리느라 쏟아붓는 세금, 매년 840억



年840억 '세금 먹는 하마' 된 우유…"너무 비싸" 소비자도 외면

정부가 낙농가에 투입하는 세금은 매년 800억원이 넘는다. 소비자들은 비싼 우유값과 세금을 이중으로 부담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가격 경쟁력을 잃고 국산우유 자급율이 하락하는 악순환 구조가 됐다. 우유 가격 상승과 보조금 규모 확대로는 2026년부터 발효되는 FTA에 따른 무관세 상황을 버티는 데 한계가 있다. 자칫 생태계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국산우유 지원 예산은 838억원이다. 낙농가에 지급하는 원유수급조절자금이 150억원, 유업체에 지원하는 가공원료유 지원금 167억원, 우유자조금 51억원 등에 368억원이 쓰인다. 학교 우유급식을 위해 470억원을 별도로 보조해준다.
유가공업에 지원하는 금액은 모두 농가로부터 원유를 구매하다가 생긴 적자를 일부 보전하는 것이다. 이는 유가공업체들이 우유사업부문에서 이익을 못 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음용유 수요는 170만톤이었지만 쿼터제로 인해 유업체는 203만4000톤을 매입해 남는 우유를 가공유로 썼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음용유 수요를 넘어선 원유는 분말로 만들어 가공유로 쓰는데 포대당 1만원에 생산해 5000~6000원꼴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팔수록 손해인 셈이다. 남양유업은 연간 700억원대 적자를 냈다. 이 보전금은 유가공업체를 경유하지만 사실상 낙농가로 간다. 낙농가 1곳당 760만원, 학교급식같은 우회지원까지 포함하면 1740만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셈이다.

반면 농가 소득은 한 곳당 2억원을 훌쩍 넘는다. 젖소 한마리당 평균소득은 지난해 기준 365만원이다. 통계청 기준 농가당 젖소 사육두수가 65.3마리인 점을 고려하면 농가 한곳당 2억3834만원을 번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기준 농가의 리터당 생산비는 843원이다. 1100원을 보장해 주면 영업이익률은 30%대에 달한다. 낙농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자본을 끌어와 농지를 구입하고 소를 사들여 농장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소득치고는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낙농업계는 토지구매, 소 구입, 쿼터 구입 등에 20억원 정도의 자본이 필요하다고 본다. 소득도 감소세라는 것을 강조한다. 젖소 한마리당 평균소득은 2015년 394만원이었고 2020년 381만원을 거쳐 지난해 360만원대까지 낮아졌다는 것이다. 젖소 사육두수도 2020년엔 67.1마리였으니 지난해 농가당 1.8마리를 줄였다. 이를 반영한 지난해 농가 소득은 2020년 2억5565만원에 비해 약 6.7%(1730만원) 줄었다.

年840억 '세금 먹는 하마' 된 우유…"너무 비싸" 소비자도 외면

낙농가의 경쟁력은 악화일로다. 우유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낙농가의 리터당 생산비는 해마다 늘어 2016년 760원에서 지난해 843원으로 우상향 중이다. 특히 생산비 중 자본과 토지, 자가노동비를 뺀 경영비(사료값, 인건비, 시설비 등)는 올해 처음으로 리터당 700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값싼 수입우유와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지난해 우유 수입량은 251만2000톤으로 유업체가 사들인 원유보다 50만톤 가까이 많았다.

새로운 제도 아래서도 지금처럼 생산비를 모두 반영하면 원유가격은 상승할 수 밖에 없다. 정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생산자가 흔들지 못하도록 현행 15명에서 23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늘어나는 인원은 소비자 2인을 포함해 학계·정부·전문가 등 8명이다. 지인배 동국대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특정 주체의 이사회 불참 시 이사회가 개의 조차 될 수 없는 구조"라며 "개의, 의사결정 등이 지연이나 무산되지 않도록 구성 인원을 주체별로 공평하게 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산비연동제를 보완해 차등가격제를 실시하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판단한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3년 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가 되면 낙농가와 유가공업체 모두가 더 위기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오경환 한국유가공협전무는 "쿼터제로 인해 유가공업체가 필요한 우유보다 많은양을 비싸게 샀다"며 "시장수급상황을 반영한 가격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도별 차등가격제, 국산우유 경쟁력 될까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추석이 지나면 우유제품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추석 전후로 올해 원유가격 인상분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처를 기준으로 볼 때 흰우유 제품 1ℓ 평균 가격이 3000원에서 3500원으로 16.66% 오를 수 있다. 사진은 이날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제품의 모습. 2022.9.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추석이 지나면 우유제품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추석 전후로 올해 원유가격 인상분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처를 기준으로 볼 때 흰우유 제품 1ℓ 평균 가격이 3000원에서 3500원으로 16.66% 오를 수 있다. 사진은 이날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제품의 모습. 2022.9.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유가격 결정제도가 내년부터 '생산비 연동제'에서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개편되면서 유가공 제품의 판매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제품 수급조절 기구인 낙농진흥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골자로 한 낙농제도 개편안을 의결했다.

이 제도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눈 뒤 음용유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 가격은 더 낮추는 방식이다. 기존 생산비 연동제는 원유(우유 원료)의 가격을 낙농가의 생산비 증감에 따라서만 결정했다. 시장에서 우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원유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기현상이 발생해 온 이유다.

농식품부는 이번 제도 개편으로 국내 낙농가들이 저렴한 수입산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 우유 자급률도 50% 이상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낙농가, 유업체 등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상을 통해 세부적 실행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은 '그 어떤 산업도 시장과 괴리된 상태에서는 발전할 수 없다'는 기본 인식에서 출발했다.

2011년 EU(유럽연합)과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한·미, 한·호주, 한·뉴질랜드 등 여러 국가와의 FTA 체결로 유제품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국산 우유 및 유제품 자급률은 2021년 45.7%까지 추락한 상태다.

농식품부는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낙농가들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낙농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상황이 원유가격에 반영되도록 하면서도 낙농가의 소득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고, 동시에 국산 원유의 가공원료유 활용을 확대할 수 있어 낙농산업 전체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국·공유지를 활용한 조사료 생산확대 지원, 국산 프리미엄 유제품 R&D(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국내 낙농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번 낙농제도 개편으로 국산 가공용 원유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유가공품 시장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동시에 국내산 원유를 활용한 프리미엄 유제품이 많아져 소비자 선택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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