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수입 멸균우유 이미 '반값'인데…3년 뒤 '무관세'까지 덮친다

머니투데이
  • 박미주 기자
  • 지영호 기자
  • 김은령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2.09.20 09:0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MT리포트]국산우유 생존의 시간 3년(下)

[편집자주] 정부와 낙농가가 원유가격 인상 논의에 들어갔다. 소비자가격이 더 오르고 그만큼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 우유시장은 축소되는데 가격 경쟁력은 더 없어지는 셈이다. 3년3개월여 뒤인 2026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무관세로 수입산 우유가 들어오면 국산우유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진다.


2026년부터 우유 무관세...국산 우유 더 잠식당한다


수입 멸균우유 이미 '반값'인데…3년 뒤 '무관세'까지 덮친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부터 미국과 유럽 우유가 무관세로 수입된다. 관세가 있음에도 시장을 잠식당하는 마당이라 국산 우유가 더욱 수입산 우유에 시장을 내주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은 그만큼 크다.

미국산 유제품(밀크와 크림)의 관세율은 FTA 일정에 따라 2026년 1월부터 '제로'가 된다. 올해 적용되는 관세는 9.6%지만 내년엔 7.2%, 2024년 4.8%, 2025년 2.4%까지 순차적으로 낮아진다. 유럽연합(EU)의 무관세 적용 시점도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미국에 문이 열리고 6개월 뒤면 세금이 없어진다. 유럽우유에 대한 관세는 3개월 전만 해도 11.2%였지만 지금은 9.0%다. 내년 7월부터 6.7%로 낮아지는 등 0을 향해 수렴한다. 낙농대국인 오세아니아 국가의 무관세 시계는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호주가 2033년, 뉴질랜드가 2034년 무관세가 된다. 관세청은 "각국의 FTA는 일정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우유에 대한 유예기간은 없다"고 했다.


이미 멸균우유 시장 내 수입산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10%대의 관세가 붙어도 국산 우유보다 싼 수입산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판매량, 조회수 등을 반영한 인기상품 상위 10개 중 1~4위를 포함한 6개가 유럽산이다. '믈레코비타 우유1L(폴란드산)', '밀키스마 프리미엄 우유1L(폴란드산)' '로비츠 파르카디아 우유 3.5% 1L(폴란드산)', '데이리스타 밀쉬 우유 1L(독일산)' 등이 그 뒤를 잇는다.

관세가 부과되고 있음에도 현재 최저가 기준 폴란드산 멸균유 1L 가격이 배송비 포함 1500원대다. 국내 일반 우유(서울우유, 1L당 2700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멸균유(서울우유, 1L 1896원)보다도 낮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멸균우유 시장은 1492억원으로 전년보다 11% 가량 규모가 늘어났다. 2017년 566억원보다 2.6배가 커졌다. 2025년엔 1845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시장규모 확대에 따른 수혜는 외국산의 차지인 셈이다. 지난해 멸균우유와 분유 등을 포함한 전체 국내 원유 시장에서 수입산의 점유율이 54.3%로 최고치였다.

국내 유업계는 수입산 우유의 공습에 따른 매출 타격을 우려한다. 관세가 사라져 이보다 가격이 더 낮아지면 시장을 잃을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국내 유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입 우유가 국내 우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에 그친다"면서도 "관세가 없어질 때까지 국산 우유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내 우유시장은 수입산에 점령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 멸균우유 이미 '반값'인데…3년 뒤 '무관세'까지 덮친다



비싼 국산 우유, 유통 마진 탓?..."남는 것 없다"



수입 멸균우유 이미 '반값'인데…3년 뒤 '무관세'까지 덮친다

낙농업계는 원유가격 인상폭보다 우유소비자가격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며 유가공업체나 유통업체 등이 가져가는 유통마진을 문제 삼는다. 그러나 이 논리는 '생산 단계에서 소비자의 수요에 대한 고려가 빠졌다'는 것까지 가리지 못한다.

낙농육우협회는 2019년 기준 우유 유통마진은 미국 8%대고 일본도 10%대지만 국내는 유통마진이 38%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2001~2020년 사이 원유가격이 454원 인상될 때 우유소매가격은 1228원 올랐다며 이처럼 원유가격보다 소비자가격이 2.7배 더 오른 것을 그 증거로 제시한다.

유가공업체와 유통업체는 마진이 크다는 주장을 강하게 반박한다. 유가공업체의 경우 불필요한 우유를 사느라 손실을 보는 상황이니 마진이 생길 수 없고 단백질음료나 커피 등 다른 사업에서 흑자를 내서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 만약 유가공업체가 유통마진을 다 가져간다면 우유 사업에서 적자를 내는 일은 없을 것이고 정부가 유가공업체의 적자를 보전해 주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우유가 모자라면 모르되 남아돌고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 채널이 경쟁하는 우유시장에서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없다고 반론한다. 해상이나 항공을 통해 국내까지 운송되는 물류비와 관세 등 부대 비용이 더 드는데도 국산과 수입산 간에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원유 생산비 차이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유럽 등 주요 우유 수출국은 농장이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는데다 젖소를 목초에서 방목하는 방식이어서 사료에 의존하는 국내 낙농가보다 생산비가 적게 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송비용과 관세 등을 감안해도 판매가가 낮아지는 것은 이런 산업구조적인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유통마진이 문제라면 이처럼 유가공업체나 유통업체의 개별적 요인보다 국내 우유 유통구조가 해외보다 복잡하다는 점으로 인한 것이냐는 추정은 가능하다. 국산 원유의 경우 낙농가-집유주체-유업체-지점/대리점-중소유통점 등을 거친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채널 등 대형 채널의 경우 대리점 등 중간 단계가 줄어들긴 하지만 이같은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유통단계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행위자들이 일정 마진을 추구할 것이므로 가격이 오를 개연성이 있다. 정부도 이같은 유통구조상의 문제는 짚어보겠다는 입장이다. 연구용역을 통해 해외 사례 등을 기반으로 국내 우유 유통구조의 문제점과 유통채널별로 특이사항을 짚어 개선방안을 내겠다는 것이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햄버거도 사치" 폭락장 개미의 눈물…K-주식 시총 54조 증발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그린 비즈니스 위크 사전등록하면 무료관람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