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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고시 전국수석 간암전문가 "면역항암제 희망, 간암 4기도 포기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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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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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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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스타닥터: 라스닥]⑥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영광은 제임스 P. 앨리슨 텍사스주립대 교수와 혼조 다스쿠 교토대 의과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면역 조절을 억제하는 방식의 암 치료법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이른바 '면역항암제'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면역항암제는 1·2세대 항암제 뒤를 이어 여러 암종에서 널리 쓰였다. 하지만 '간세포암'에서만큼은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가 잘 듣지 않았다. 간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률 2위에 경제 활동 주축인 40·50대의 건강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암종이다.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 관련 기초·임상 연구를 활발히 하는 간 질환 전문가다. 그는 최근 진행성 간암에서 면역치료의 효과가 높지 않은 원인을 밝히는 연구를 발표했다.

간암에서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단독 치료 반응률은 15~20%로 알려졌다. 성 교수는 "간 자체가 만성 염증이 있는 장기이기 때문에 '항종양 면역 반응'을 방해하는 인자가 간 안에 너무 많다"며 "면역 치료가 되려면 T세포를 활성화해 종양을 제거해야 하는데 간암에서는 '조절 T세포'나 '종양 연관 대식세포' 등이 옆에서 이를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간암에서 면역치료 반응률이 낮은 또 다른 이유는 간의 '이질성' 때문이다. 성 교수는 "예를 들어, 간에서 큰 종양이 있다면 윗부분과 아랫부분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의 종양 세포 성질이 다 다르다"며 "윗부분은 면역치료가 잘 듣는데 밑의 부분은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간암에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인 면역글로불린A(IgA)를 연구했다. 그는 "IgA가 만성 간 질환 환자에 많이 몰려있다. CD8 T세포의 면역을 방해하는 세포 중 하나"라며 "IgA라는 게 면역치료를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걸 동물실험에서 증명하고 발표했다. 바이오마커로서 특허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고 밝혔다.

면역항암제의 간암 단독 치료는 반응률이 낮지만 효과를 본 환자 사례도 있다. 성 교수는 "간암이 폐로 전이된 젊은 환자가 있었다.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치료가 실패했는데 당시 면역항암제인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가 2차 약으로 허가받아 사용했다"며 "투약 이후 폐에 전이된 암이 없어졌다. 특이하게 면역항암제 단독으로 반응이 있었던 환자인데 아직도 잘 다니고 계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병용요법'이라는 신무기가 생겼다.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간암 1차 치료제로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다. 올해 5월부터 보험 급여가 인정되면서 환자 투약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치료 반응률은 25~30%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다.

성 교수는 "혈관 침범이 동반된 진행성 간암을 앓던 40대 환자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을 투약받았다"며 "영상 검사로는 완전 관해 상태다. 눈에 보이는 암이 없다. 의사 입장에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반면 면역항암제 투약 이후 오히려 전신으로 급속히 암이 진행하는 환자도 있다. 성 교수는 "그런 환자들은 사실 면역치료를 받지 않고 다른 치료를 했어야 한다"며 "어떤 환자에서 면역치료가 잘 반응할지, 반응하지 않을지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와 새로운 치료 타깃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암이 전신으로 진행한 4기 환자들은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성 교수는 "예전에는 치료 옵션이 많이 없어서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의사로서 드릴 말씀이 별로 없었다"며 "지금은 병용요법이 급여권으로 들어왔고, 기존에 쓰던 약인 넥사바나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에 대한 의사들의 이해도가 높아져 투약받은 환자의 생존율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그러면서 "간암 4기 환자라고 해서 포기하지 마시라. 얼마든지 좋은 치료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성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간암의 유병률이 어떠한지 궁금하다. 어느 나이대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지, 유병률은 증가 추세인지 설명해달라.
▶간암은 간 안에 생기는 암을 통칭한다. 그중 85%가 간 세포 암이다. 나머지 15%는 간 내 담도암 등 기타 희귀암이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간세포암은 1만1000 케이스다. 남성이 여성보다 3.5배 더 많이 걸린다. 나이대에서는 50·60대가 가장 환자가 많을 거 같지만 10만명당 발생을 따지는 조 발생률로 보면 60·70대에서 가장 많이 걸린다. 2008년부터 2018년도 사이에 유병률이 약간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다.

-간암의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B형 간염에 의한 발병은 최근에는 줄어서 50~55% 정도로 생각된다. 다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의한 발병이 최근 늘었다. 지방간이 오래돼 간경변이 되고, 간경변에서 간암이 되는 거다. 혹은 지방간에서 바로 간암으로 발병하는 환자도 있다.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레지던트를 했던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그런 환자는 거의 없었다. 간경변 환자의 평균 수명이 늘면서, 간경변이 오래되다 보니까 간암이 생길 수도 있다.

-간암에서 사망률이 높은 원인은 무엇인가?
▶기저 만성 간질환자에게서 간암이 생긴다. 간 기능이 안 좋은 분들에게 암이 생기면 수술적 치료는 간 이식밖에 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 치료 도중 간 기능 악화로 사망하는 환자도 많다. 또한 간암은 재발률이 굉장히 높다.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스승님들도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다. 예를 들어 색전술해 치료가잘 된 환자도 3개월 후 MRI를 찍어보면 다른 데서 암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간암은 '침묵의 병'이라고도 불리는데?
▶예를 들어, 황달이 생긴다든지 복수가 찬다든지 혹은 체중 감소가 급격하게 오거나 식욕 부진 등 여러 가지 비특이적인 증상들이 있다. 이런 증상이 있어 그때 검사하면 이미 간암이 혈관을 침범해 전이된 경우가 많다.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증상이 생긴 뒤에 진단되면 치료가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 B·C형 간염 등 위험인자가 있는 분은 1년에 두 번씩 초음파와 혈액 검사 등을 받는다. 이런 검사를 꾸준히 하면 비교적 초기에 간암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진행성 간암의 면역관문억제제 반응률이 낮은 이유를 규명한 연구를 발표했다.
▶간암에서 옵디보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같은 면역관문억제제를 단독으로 쓰면 치료 반응률이 거의 15~20% 정도 나온다. 그 이유는 첫 번째, 간은 그 자체가 만성 염증이 있는 장기이기 때문에 그 안에 면역 반응을 방해하는 세포가 암 주변에 많다. 우리 몸에서 암을 제거하려는 '항종양 면역반응'을 방해하는 인자가 있는 것이다. 면역 치료를 하려면 우리 몸에서 T세포가 활성화돼 종양을 제거해야 하는데 '조절 T세포'나 '종양 연관 대식세포' 등이 옆에서 그걸 방해한다.

두 번째 원인은 간암의 성격이 굉장히 이질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간에 큰 종양이 있다면 윗부분과 아랫부분 혹은 오른쪽과 왼쪽의 종양 세포 성질이 조금씩 다 다르다. 윗부분은 면역치료가 잘 듣는데 밑의 부분은 안 들을 수 있다. 일부 제거 돼도 치료 안 된 암이 다시 커지는 식으로 될 수 있다.

-교수님께서 하신 연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
▶면역글로불린A(IgA)은 만성 환자의 간에 많이 몰려있다. IgA는 CD8 T세포의 면역 반응을 방해하는 세포 중 하나다. 간 종양에 많이 있어 면역 억제 분자를 계속 발현시켜 T세포 반응을 억누른다. IgA라는 게 면역 치료를 방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걸 동물실험에서 증명하고 연구로 발표했다. IgA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는 단일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데 이를 바이오마커로써 사용하기 위한 특허도 등록을 마쳤다.

-간암 1차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여러 제약사의 시도가 있는데 자꾸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임상 디자인을 잘해야 한다. 최근 MSD라는 제약사에서 실패한 임상은 렌비마 단독 치료와 렌비마+키트루다 병용요법을 비교한 것이다. 우월성을 따졌는데 병용요법이 단독 치료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오지 않아 임상이 실패했다. 임상 디자인이 아쉽다. 렌비마가 처음 출시했을 때 넥사바와 비슷한 치료효과를 보여 대조군으로 붙인 것 같지만 지금은 의사들이 렌비마라는 약을 훨씬 더 많이 안다. 약을 잘 알면 그 약으로 치료하는 환자 생존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임상 디자인에 따라 결과가 실패하기도 하고, 성공하기도 한다. 간암은 단일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임상 디자인만 잘하면 병용요법이 더 우수할 확률이 높다.

-개인적인 포부나 연구 목표가 있으면 알려달라.
▶올해 5월부터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조합이 급여권으로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면역치료가 쓰이고 있다. 어떤 환자에게 면역 치료의 반응이 좋고, 좋지 않을지 예측할 수 있는 혈액 검사 방법이나 바이오마커를 연구하고 싶다. 어떤 환자는 티쎈트릭+아바스틴을 투약받고 나서 종양이 더 빨리 진행해 순식간에 전신으로 퍼지기도 한다. 바이오마커를 잘 연구하면 이런 환자를 미리 선별해서 걸러낼 수 있다.

-환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전에는 간암 환자에게 치료 옵션이 많이 없었다. 특히 진행성 환자라면 의사로서 드릴 말씀이 너무 없었다. 이번에 티쎈트릭+아바스틴 조합이 급여에 들어왔고 넥사바, 렌비마 등 기존 약들도 의사들의 이해도가 높아져 투약 환자의 생존율이 좋아졌다. 흔히 4기라고 하면 문맥 혈관으로 암이 침범하거나 전신으로 전이된 환자들인데 환자들이 치료를 많이 포기하신다. 그러나 포기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얼마든지 좋은 치료 반응을 기대할 수 있으니 4기 환자들도 포기하지 마시고 잘 따라서 치료받으셨으면 한다.

[프로필]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07년 가톨릭의대 수석, 의사국가고시를 전국수석으로 졸업했다.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간암 관련 기초 중개 및 임상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간 질환에 관한 면역 관련 기초과학적인 이해도가 높아, 면역항암제 등 최신 기술이 확대되는 간암 치료에 적극적인 간 질환 전문가다. 2012년 내과전문의 수석에 이어 대한간학회에서 총 6회 우수구연상을 수상했다. 2021년 과기부 한국연구재단 이공학 개인기초연구 연구비 수혜(우수신진), 대한간암학회 학술상(기초중개연구), 2020년 교육부 우수연구성과 50선에도 선정됐다.
의사고시 전국수석 간암전문가 "면역항암제 희망, 간암 4기도 포기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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