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감축법, 해상풍력 기대감…LS전선에 기회

LS전선의 해저 케이블이 로드아일랜드주 블록섬 앞바다에 건설된 미국 최초의 풍력발전단지에 포설되고 있다./사진=뉴스1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나선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에너지 요건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운 해상풍력 산업의 성장이 관측되면서 해저케이블 경쟁력을 갖춘 LS전선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국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주요 목적이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미국 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로 요약되지만,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경우 해외 기업도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일부 예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신설된 신재생 에너지 생산에 대한 세액공제 조항(섹션 45·48)을 살펴보면, 혜택 대상을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이 아닌 '미국 부품 비중 요건을 만족하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어떤 한 프로젝트 전체에서 미국산 부품 비중이 일정 기준을 넘어선다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산 제품이 기술·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접근이 불가능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설정된 해상풍력 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우선 해상풍력 산업은 미국산 부품 비중이 20%만 상회하면 된다. 다른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요건 규제가 40%로 설정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완화된 수준이다.

또 신재생 에너지 생산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로는 생산세액공제(PTC)와 투자세액공제(ITC)가 있는데, 해상풍력 산업은 PTC 외에 ITC도 선택이 가능하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PTC의 경우 세액공제 금액이 10% 증가하지만, ITC의 세액공제율 10%p(포인트) 상승(30%→40%)은 약 33%의 세액공제액 증가를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미국 해상풍력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며 "2023년 메사추세츠 주, 2024년 뉴저지 주, 2025년 뉴욕·버지니아·코네티컷 주에서 해상풍력이 가동될 예정"이라 말했다. 이어 "해상풍력은 2023년 신규 설치 용량을 기준으로 육상풍력의 8.2%, 태양광의 1.6%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수치는 2025년에 45%, 10.6%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수혜를 볼 수 있는 국내 기업으로는 LS전선이 꼽힌다. 전 세계에서 해저 케이블 제조와 전문 시공 능력을 갖춘 기업은 LS전선을 포함해 5개사(프랑스의 넥상스,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 독일의 NKT, 일본의 스미토모)에 불과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일본의 스미토모가 내수 시장에 집중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북미 수요에 대응할 기업은 4개사 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 공장을 두고 있는 업체는 넥상스뿐이고, 물량도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해저케이블은 (미국 기준으로) 외국 것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상풍력 프로젝트 하나를 기준으로 해저케이블 비중은 10% 내외"라며 "다른 부문에서 미국산 부품 비율을 키워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 덧붙였다.

경쟁력 면을 봐도 LS전선은 선두에 서 있다. LS전선은 2017년 미국에서 첫 해상풍력단지 연계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이 경험을 토대로 신규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올초 뉴저지에서 경쟁사들을 제치고 3550억원 규모의 해상풍력 케이블 사업을 수주했다. 대만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하며 덴마크 오스테드 등 해상풍력 개발사와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언급된다.

LS전선은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유일의 해저 전력 케이블 전문 포설선 GL2030을 확보했고, 2025년까지 약 26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 설비를 추가로 확충할 예정이다. 내년 4월 강원도 동해시 사업장에 국내 최대인 172m 높이의 초고층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VCV타워)까지 완공하면 타워 해저 케이블 생산 능력은 1.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